미국암협회 연구보고서
40년간 과체중 배로 늘어
비만여성 남성보다 취약
女 유방암·男 간암 많아

전 세계 암 발병의 3.9%는 과체중 때문이라는 내용의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2012년을 기준으로 54만4300명이 이에 해당한다.

미국암협회(American Cancer Society) 최고 책임 과학자인 성현아 박사 등 미 연구진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협회 전문학술지 ‘CA:임상의를 위한 종양저널’에 실린 연구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비만과 결장암 등 13개 암 발병 위험간의 상관 관계도 공개했다. 이들 종양에는 결장암 외에 폐경 후 유방암, 직장암, 자궁내막암, 식도암, 담낭암, 신장암, 간암, 수막종(髓膜腫), 다발성 골수종, 난소암, 췌장암, 위암, 갑상선암 등이 열거됐다. 미국암협회 소속 최고책임 과학자이자,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성현아 박사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수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과체중이나 비만이 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상호 연관성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는, 지난 1975년부터 2016년까지 비만과 과체중 경향을 보여주는 변수와 추정치 가운데 공식적으로 쓸 수 있거나 발표된 것들만 쓰였다. 이 기간 남성 21%, 여성 24%이던 과체중 비율이 각각 약 40%로 올라갔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서방국가 남성의 과체중 비율은 9%에서 30%로 뛰었고. 중앙아시아, 중동, 북아프리카 등의 여성은 12%에서 35%로 급상승했다.

성 박사는 “세계 전 지역에서 동시에 과체중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고에너지, 저영양식 섭취의 증가와 육체적 활동의 감소가 주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체 암 가운데 과도한 체지방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는 사례의 비중이 가장 높은 세 나라는 이집트(8.2%), 몽골(8%), 푸에르토리코(7.7%)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인도, 우간다, 말라위 등은 그 비중이 1% 이하였다.

과도한 체지방으로 암에 걸린 여성의 수가 남성의 거의 두배였다. 여성에선 유방암이, 남성에서는 간암이 가장 많았다.

여성 자궁내막암과 식도암 가운데 3분의 1, 남성 식도암의 약 29%는 과도한 체지방과 연관 지을 만했다.

세계적으로 이런 암의 약 50%는 소득 수준이 높은 서방국들에서 발생했고,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가 뒤를 이었다. 이런 발암 사례가 가장 적은 지역은 북아프리카였다.

비만 증가 억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2025년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9가지 비 감염병 부문 과제에 들어 있다. 그러나 “현재의 비만 증가세와 도전들을 생각하면 그런 목표 달성은 어려울 듯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미국 시애틀 소재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의 연구원인 앤 맥티어넌 박사는 “흔히 비만을 미국의 현상으로 보곤 하는데 전 세계의 문제로 커지고 있다”면서 “암에 미치는 비만의 영향을 세계적 차원에서 살펴본 탁월한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미국암협회는, 오는 2030년 전 세계에서 2170만명의 암 환자가 생겨 130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