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강제징용 판결 등 ‘이견’ 노출
공동성명 채택 “계속 양호한 양국관계 구축해야”

▲ 강창일 한일의원연맹 회장이 1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일한의원연맹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일한의원연맹은 1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제41차 합동총회에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한국 측은 ‘과거 직시’에 방점을 찍었지만, 일본 측은 유감을 표시했다. 

다만 양측은 올해가 ‘김대중-오부치 한일파트너십 공동선언’ 발표 20주년인 만큼 악화일로인 양국관계 복원을 위해 노력하며 새로운 한일파트너십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한국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한일의원연맹에서는 강창일 회장을 비롯한 55명이, 일본 의회 의원들도 꾸려진 일한의원연맹에서는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회장 등 30명이 각각 자리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수훈 주일본 대사와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도 참석했다.

강창일 회장은 “강제 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 후 일본 지도자들이 전하는 반응은 현재 양국의 어려워진 상황을 잘 보여준다”며 “제2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도출 필요성도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에 누카가 회장은 “최근 한국인 ’징용공‘ 소송에서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 연이어 배상을 명령한 것은 일본과 한국의 국제적 약속에 저촉된다”고 말했다. 

또한 “2015년 말 양국 정부가 체결한 위안부 문제 합의에 따라 창설한 재단이 해산된 점도 일한합의를 이행하는 관점에서 저희는 인정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누카가 회장은 “20주년을 맞은 일한파트너십 선언 이념은 지금도 결코 퇴색되지 않았고, 현재의 일한관계에 가로놓여 있는 몇 가지 현안 해결에 중요한 나침반이 된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양 연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안보외교·경제과학·사회문화·법적지위·미래 등 5개 분과별로 합동회의를 열었다.

분과별 회의에서는 북핵 문제와 한일·한미일 안보 협력 문제, 미국 등의 보호무역 확대 방침에 대한 대응 협력 방안, 헤이트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 대처와 재일한국인 지방 참정권 부여와 관련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양 연맹은 국회에서 열린 폐회식에서 분과별 논의 결과 등을 토대로 공동성명을 채택·발표했다.

이들은 공동선언에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명령과 위안부 지원재단 해산 등과 관련해 계속 야기된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한국 정부가 국제법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한일 양국이 쌓아온 신뢰와 협력관계가 더 발전되도록 한일 양국 정부·국회가 리더십을 발휘해 어려운 문제를 관리해 계속해서 양호한 양국관계를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양 연맹은 문 대통령의 일본 공식 방문이 내년 중 조기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도 약속했다.

이밖에 ▲ 안보분야 협력강화 ▲ 한일중 자유무역협정·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다자간무역협정 전향적 검토와 지진·미세먼지 등 재난재해 양국 공동 대처 강화 ▲ 한국 요청에 따른 일본의 한국인 BC급 전범 명예회복 및 보상 문제 조속 해결 전향적인 추진 ▲ 1970∼1980년대 재일교포간첩사건 한국인 피해자의 일본 특별영주권 회복 협력 ▲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적극 지원 등을 합의했다.

한편 합동총회에서는 그동안의 관례와 달리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축사가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은 총회에 앞서 일한의원연맹 대표단을 접견했다.

일한의원연맹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간사장은 폐회식 후 기자회견에서 양국 갈등의 핵심인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화해치유재단 해산 문제에 대해 “이 문제는 아베 총리도 우리와 같은 생각이라고 본다”며 “한국 정부가 적절한 대응을 해달라고 문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누카가 회장이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일의원연맹 김광림 간사장은 회견에서 “일본 대표단과 함께 문 대통령 접견을 했을 때 ’국가적·외교적 문제는 해결됐지만, 개인 청구권을 포함한 청구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데 양국 대표단이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 접견에서 누카가 회장이 아베 총리의 직접적인 말을 전했다”며 “(강제)징용에 대한 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차기 회의는 내년 중 일본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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