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들 당초 주장 번복
“서로 맞았다” 말 바꿔
폭행·명예훼손 맞고소

‘사소한 언쟁이 있었다’(울산시의회 장윤호 산업건설위원장), ‘밀치는 정도의 실랑이가 있었다’(남구 대현동 손세익 주민자치위원장)로 시작된 시의원­주민자치위원장간 폭행 의혹사건이 당사자들의 ‘말 바꾸기’로 인해 ‘쌍방 폭행사건’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특히 당사자들이 당초 주장을 번복하고 서로 맞았다고 주장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거짓말’에서 비롯된 해명이 사안을 눈덩이처럼 키우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울산 남을지역위원회의 핵심 당직자는 최근 SNS를 통해 장윤호 시의원이 쓴 ‘손세익 주민자치위원장 관련 사건 개요’를 공개했다.

개요서에 따르면 장 의원은 지난 10일 지역 주민자치위원회(대현동) 송년회 자리에서 중학교 동기인 주민자치위원장(손세익)의 주먹에 왼쪽 눈위 부분을 3차례 맞았다.

다만 “손세익 위원장과 다툼이 있은 다음날 화해를 했고, 친구라고 생각했기에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먼저 맞았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앞서 지난 2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폭행이 있었냐는 질문에 “(주먹다짐은) 없었고, 사소한 언쟁이 있었다. 하지만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심각하게 왜곡되고 확대 재생되는데 대해 다른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고, 법적대응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손세익 위원장 역시 최초 주장을 뒤집은 바 있다. 손 위원장은 사건이 발생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송년회 자리에서 장 의원과 의견이 서로 달라 다소 언쟁이 높아지고 밀치는 정도의 실랑이를 2~3분 정도 벌이다 집에 갔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장 의원에게 써준 바 있다.

하지만 손 위원장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장 의원에게 무방비 상태에서 주먹으로 얼굴을 (1대)맞았다”고 말을 바꾼 바 있다. 장 의원이 삿대질과 함께 강압적인 발언도 했다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당시 “장 의원이 전화를 걸어와 민주당인지 시의회인지 모르겠지만 윤리위에서 징계를 할 수 있으니 말을 잘해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친구로서 장 의원이 처벌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진술서를 써줬다”고 설명했다.

장 의원과 손 위원장이 각각 번복한 주장을 종합하면 당시 송년회 자리에서 ‘쌍방 폭행’이 이뤄진 셈이다.

한편 장윤호 시의원과 손세익 대현동 주민자치위원장은 10일 각각 남부경찰서를 찾아 폭행,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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