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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울산]모든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 노는 옛 골목길 같은 공간작은도서관을 문화공동체 허브로-(1) 대공원대명루첸아파트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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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5  21: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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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보영 관장(아래줄 맨 오른쪽)과 대공원대명루첸아파트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는 회원들.

울산에는 180여개의 공립도서관과 사설 작은도서관이 있다. 사람이 모이는 책 공간에서는 정보와 소식이 오간다. 자연스럽게 주민들이 해야 할 공동의 일들이 만들어지고, 그런 힘으로 공동체가 더욱 단단해진다. 시대 상황에 맞춰 변화를 추구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허브로 자리하게 된다. 문화공동체 허브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울산지역 작은도서관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대공원대명루첸아파트 작은도서관 현황
·주소 : 울산시 남구 중앙로 120 12-8 대명루첸아파트 지하 1층
·연락처 : 257·7072
·운영일 : 월요일~금요일
·운영시간 : 오후 2시~6시(하절기 7시까지)
·장서수 : 4500여권
·운영방식 : 사립
·직원 : 자원봉사자 23명

자원봉사자 23명 관리·운영 맡아
市 마을공동체 사업 통해 지원
‘공동육아’ 주제로 각종 문화행사
입주민 재능기부로 강좌도 운영
자연스럽게 아파트 사랑방 역할


엄마들이 어린 아이 손을 잡고 편안하게 방문하기 쉬운 도서관은 많지 않다. 대부분 도서관이 ‘정숙’을 요구하기에 아이에게 윽박지르다 보면 엄마도, 아기도 스스로 진이 빠지기 마련이다. ‘얌전히’ ‘조용하게’를 강요당하지 않으면서 책을 볼 수 있는 곳, 아이가 장난을 치면서 책놀이를 해도 괜찮은 곳, 엄마도 아이도 편안하게 뒹굴 수 있는 곳, 시간 날 때 들러 동네 소식을 들을 수 있는 곳, 유치원을 마친 아이가 엄마를 기다릴 수 있는 곳이 여기 있다. 대공원대명루첸아파트도서관은 ‘공동육아’를 몸소 실천하며, 아파트 사랑방 역할을 한다.


◇시끌벅적 사람 모이는 작은도서관

아파트 지하 1층에 아담하게 마련된 대공원대명루첸아파트도서관은 개관 1주년을 맞은 새내기 작은도서관이다. 신규 도서관인 만큼 내부 인테리어는 깔끔하며 군더더기가 없다. 도서관 정중앙에 큰 책상을 중심으로 성인도서가 나열돼 있고, 왼편엔 푹신한 매트가 깔린 유아·어린이 공간이 있다. 도서관 한켠에는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독서실 공간도 마련됐다.

현재 23명의 자원봉사자가 돌아가며 도서관 관리·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초대관장은 김보영(38)씨가 맡아왔고, 앞으로 1년은 권다영(39)씨가 도서관을 이끌어간다.

23명의 도서관 운영자들은 다양한 연령대가 도서관을 이용하면서도 엄마들이 아이를 데리고 편안히 올 수 있는 곳이길 바란다. 이렇게 아파트 주민의 관심이 모아지다보니 차근차근 장서량을 늘리고 주민이 필요한 교육을 기획하는 등 점점 어엿한 도서관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아파트 입주민이 아니라도 이용할 수 있다. 김보영 관장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의 친구들도 많이 찾아온다”면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은 도서관 만큼은 아이들 위주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공원대명루첸아파트도서관 역시 경제적 운영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개관 1년이 안돼 지자체 지원이 전무했던 것. 작은도서관 운영을 위한 인력이나 도서관 운영자 교육 지원도 절실하다고 했다. 김 관장은 “어떤 재정적 지원보다 상호대차 서비스가 하루빨리 도입됐으면 좋겠다. 도서관은 무엇보다 책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방문자들이 원하는 책을 많이 갖추고 있어야 운영도 지속될 수 있다. 새로운 책을 구입할 여유 자금이 없는 작은 도서관에게 상호대차 서비스야 말로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대공원대명루첸아파트 작은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있다.

◇도서관에서 골목길 커뮤니티 구현

대공원대명루첸아파트도서관은 울산시 마을공동체 사업에서 경영위기 돌파구를 찾았다.

이곳은 올해도 마을공동체 사업에 선정돼 아파트 주민과 함께 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공동육아’를 주제로 어린이 문화강좌와 플리마켓, 텃밭가꾸기, 캠핑 등을 계획하고 있다. 공동육아를 주제로 한 부모 모임도 10회에 걸쳐 진행한다.

적막했던 도서관에서 문화행사를 진행했더니 어느새 시끌벅적 사람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도서관 위치, 운영시간조차 몰랐던 주민들이 도서관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그렇게 도서관에 익숙해지고, 도서관의 일원이 됐다.

사회적기업 컨설턴트로 활동했던 초대관장 김씨의 경험을 살려 마을공동체 사업에 참여한 것처럼 입주민들의 재능기부가 도서관 운영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에코가방 만들기, 그림 그리기, 종이접기, 역사 수업은 기본, 매월 2회에 걸쳐 인문학 강좌도 진행된다. 요즘 같이 해가 길어지는 하절기에는 오후 7시까지 도서관을 운영하며, 엄마들이 교대로 도서관을 지킨다.

김 관장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집 외에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우리 세대가 어릴적 골목에서 동네 친구, 언니, 오빠들과 어울리며 놀았던 것처럼 이 도서관이 동네 골목길 역할을 하길 바란다”면서 “아이들이 편하게 드나들면서 책과 친해지고, 친구도 사귀는 아이들만의 커뮤니티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사진=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책 읽는 울산’ 글씨=규빈 김숙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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