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애니메이션 가장한

성인영상물 다량 게재돼

전용 키즈앱도 유명무실

유튜브에 아동영상물을 가장한 성인영상물이 게재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유튜브 주의보가 내려졌다.

지난 13일 울산지역 한 인터넷 맘카페에 ‘유튜브 조심시키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맘카페가 발칵 뒤집혔다. 게재된 글에 따르면 유튜브를 통해 어린 자녀에게 애니메이션을 틀어줬는데 알고보니 성행위 장면을 담은 성인영상물이었던 것.

글을 쓴 A씨는 “저녁 식사 전에 일본 유명 D 애니메이션 영상을 보게 해왔다. 어제 무심코 영상 기록을 봤는데 영상 미리보기 그림이 이상해 확인했더니 D 캐릭터를 이용해 만든 성인영상이었다”고 말했다.

해당 글에는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부모들의 댓글이 수십개나 달렸다.

이처럼 유튜브를 통해 유해 영상물이 무분별하게 게재되고 있는데다, 플랫폼 특성상 어린 아이들 역시 성인영상물에 쉽게 노출되면서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아동영상물을 가장한 유해 성인영상물이 다량 게재되면서 어른들도 무심코 아이들에게 성인영상물을 틀어주는 일이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지난 2017년에는 미국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제작된 성인영상물이 유튜브에 퍼지면서 캐릭터의 이름을 따 ‘L게이트’라고 불리며 세계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아동 학대를 조장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자 유튜브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유튜브 키즈앱’을 내놓았으나 대부분의 유·초등학생은 물론 성인들도 유튜브를 쓰고 있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어린아이 혼자 인터넷 영상물을 보게 내버려두지 말고 부모가 꼭 함께 보거나 미리 확인해야 된다고 조언한다.

울산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장호 교수는 “유·청소년들은 성인과 달리 현실과 가상의 상황을 판단하는 인지능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성인영상물을 접했을 때 현실로 인지할 확률이 높다. 정서발달 등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유튜브에서 영상을 볼 때는 꼭 부모가 함께 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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