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첫 우체국으로 1898년부터 업무 시작해

1977년 현재 명칭으로 변경...재개발로 역사공원화 앞둬

조만간 대체부지로 이전

▲ 울산 중구 원도심 한 자리에서 120년 세월을 지킨 북정우체국 전경. 김경우기자
약 120년동안 한 자리에서 울산의 변화상을 고스란히 지켜 본, 울산에서 가장 오랜기간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이 있다. 바로 울산 북정동우체국(최초의 울산우체국)이다. 울산 우정역사의 산실인 이곳은 일제강점기와 광복, 6·25전쟁 등에도 끄떡 없었지만 대규모 재개발사업으로 새 운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18일 울산 중구 북정동우체국. 언뜻 평범해 보이는 이곳 우체국은 무려 120년이 넘는 역사를 품고 있다.

지난 1898년 대한제국이 칙령으로 임시우체규칙을 공포하면서 울산 우정역사가 시작됐다. 당시 울산군 관아 형리청 건물, 현 북정동우체국 자리에서 업무가 이뤄졌다. 7년이 지난 1905년 울산임시우체소라는 이름으로 동일한 장소에서 개소했고, 1910년께 울산우편국으로 승격했다. 1950년부터는 울산우체국으로 이름을 바꿨고, 1977년 울산우체국이 신정동으로 옮겨가면서 북정동우체국이라는 이름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물론 건물의 모습이 처음과 똑같지는 않지만 대한제국 시기에 터를 잡아 일제강점기와 광복, 6·25전쟁, 공업화 및 도시개발, 광역시 승격 등 울산의 변화상을 한 자리에서 지켜 본 울산 우정역사의 산실이라는 점은 변함없다.

이같은 역사성과 상징성을 증명하듯 중구청은 우체국 앞에 ‘잊히지 않을 어떤 것 울산우체국’이라는 이름의 안내판을 설치해 시민과 방문객들에게 이곳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숱한 시대흐름 속에서도 묵묵히 원도심 한켠을 지키던 북정동우체국은 최근 운명이 바뀔 처지에 놓였다. 중구 B-04구역 주택재개발사업 부지에 속해 있는 이곳은 역사공원 부지에 속하게 된다. 더이상 이 자리에서 우정업무를 하던 우체국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북정동우체국은 대체부지로 이전될 예정이다.

지금은 색이 바래졌지만 지난해 북정동우체국 건물에 부착돼 ‘올해는 이곳에 울산우체국을 개국한지 1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지금도 나부끼고 있는 현수막은 120년이 넘는 기간동안 주민 곁에서 희노애락을 담은 소식을 전해주던 이곳의 이전을 아쉬워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중구 관계자는 “북정동우체국의 역사성과 상징성은 충분히 알고 있고, 지역주민들의 마음은 모르는 것은 아니나 현재 건물이 옛 건물 그대로가 아니기 때문에 보존 필요성이 크게 높지 않은데다, 재개발사업 공원계획상 이곳을 뺄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이전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후 역사공원이 들어서게 되면 광장 등에 울산 첫 우체국이 있었다는 것을 기념할 시설이나 상징을 조성해 소중한 역사문화 자원이 될 수 있도록 사업시행자 측과 협의해가겠다”고 말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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