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직매장, 농민의 동반자로 성장

▲ 울산 동구 주전동에 위치한 농가에서 농민들이 농협울산유통센터 로컬푸드 직매장에 출하할 머위를 따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지역서 생산된 싱싱한 농산물
중간 유통과정 없이 소비자에게
농업인-소비자 ‘윈윈’하는 구조
울산내 직매장 9곳, 전국 최다
5년만에 매출액 10배 늘며 성장세
울산농협본부, 내실 다지기 위해
식품안정성 강화 위한 체계 마련

도농복합도시 울산은 풍부한 농지와 더불어 우수한 교통 인프라를 토대로 전국에서 로컬푸드 직매장이 가장 활성화된 도시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싱싱한 농산물을 중간 유통과정없이 소비자에게 전달해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 ‘윈윈’하는 선순환 경제구조를 정착시켰다.

현재 울산에서는 지역 내 공급과 수요가 맞아떨어져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은 9개소의 로컬푸드 직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는 지역 농업인들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함으로써 울산시와 정부의 핵심사업인 일자리 창출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산업현장에서 은퇴 후 귀농을 꿈꾸는 베이비 부머부터 젊음과 패기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청년 창업농 등 농업인들의 든든한 사업 동반자로 자리매김한 울산 로컬푸드의 현장을 들여다보았다.

◇농업인들의 안정적인 소득 창출

지난 2일 찾은 울산 동구 주전동 일대 로컬푸드 직매장 출하농민인 경현호(64)씨의 농지. 주전항 일대 바닷가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산중턱에 위치한 농지에서는 아침이슬을 머금은 다양한 20여가지 작물들이 제철을 맞아 초록을 뽐내고 있었다.

귀농 4년차에 접어든 농업인 경씨의 하루는 이곳 농장에서 해가 뜨기 전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다. 오전 6시부터 7시까지 경씨는 그날 로컬푸드 직매장에 출하할 작물들을 수확한다. 봄을 맞은 지금 시기에는 머위와 취나물, 쪽파 등이 한창 출하중이다. 전날 내린 비를 흠뻑 머금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표고버섯까지 수확을 마친 작물을 다듬고 포장하는데도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경씨는 “당일 수확한 작물이지만 포장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소비자의 선택이 갈리는 만큼 포장작업에 공을 많이 들이는 편이다”고 말했다.

포장작업이 완료되면 농협 하나로마트가 개장하는 시간에 맞춰 오전 9시께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이동한다. 매장에서 그날 판매할 작물의 가격을 책정해 바코드를 부착하고, 매대에 진열하는 것으로 경씨의 오전 일과는 마무리된다.

울산의 석유화학 회사에서 4년 전에 퇴직한 경씨는 지난해부터 울산 로컬푸드 직매장 출하농가로 참여했다. 지난해 그가 로컬푸드 직매장 출하로 올린 소득은 650만원으로, 올해는 그보다 조금 높은 수입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씨는 “개인이 출하하는 물량으로는 도매시장이나 중소상인과 직접 거래망을 트기도 어렵고 판로확보가 가장 문제였다”며 “그러던 중 로컬푸드 직매장에 참여함으로써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 독립매장 형태로 개장한 온산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엄격한 검사로 식품안정성 강화

울산에서는 로컬푸드 직매장 9개소와 더불어 울주군청과 북구청 민원실에서는 무인로컬푸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올해 또한 농협 하나로마트 옥동점이 정식개장을 앞두고 있는 등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 로컬푸드 직매장의 확장에 따라 울산 로컬푸드 매출액은 2014년 13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113억원으로 늘어나 5년여 만에 10배 가량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한 울산지역 로컬푸드 직매장 참여농가는 현재 1719개 농가로 이중 친환경 유기농인증 및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 농가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농민과 소비자 간 직거래에 있어 식품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만큼 로컬푸드 직매장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출하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농가들은 크게 △로컬참여 신청 △농협상담 △교육 이수 △출하 약정 △생산 후 접수 △방문확인 및 안정성 검사 등의 단계를 밟아야 한다. 이 외에도 계절과 시기별로 다소비 농산물에 대한 집중검사와 생산에서 유통단계에 이르기까지 잔류농약 검사 등이 수시로 실시된다.

특히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을 전담하고 있는 울산농협지역본부는 안정성 강화를 위해 올해 안정검사 400건 이상을 목표로 9000만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울산농협본부 관계자는 “올해는 울산 로컬푸드 직매장의 외형적인 확장과 더불어 내실을 다지기 위해 안정검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참여농가의 선별불량, 진열기한 초과, 이물질 검출 등 제재사항이 발생하면 1차 경고부터 영구제명까지 엄격한 기준을 적용중이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