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편-(1)동해 따라 잇는 이야기길(강동지역)

▲ 울산 북구 당사항 전경

울산 북구는 ‘철의 도시’이자 ‘불의 도시’다. 옛날부터 북구는 좋은 쇠가 만들어지는 곳으로 유명했다. 북구는 달천철장과 대안동 쇠부리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등 훌륭한 자원을 가졌다.

무룡산과 동대산 등 동천강을 중심으로 좌우에 산맥이 형성돼있고 동해에는 탁 트인 바다가 있다. 산과 바다,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스토리텔링이 있는 곳이 북구다. 자연 그대로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강동사랑길·누리길과 마애여래좌상, 주상절리 등 오랜 역사의 흔적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강동지역은 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대표 관광지다.

나경상(가상인물)씨가 이번에는 북구로 ‘테마여행’을 떠난다. ‘파도소리와 동행하는 동해바다코스’를 둘러보기 위해서다.

당사항~정자항 해변수변공원
해안 따라 5.36㎞의 강동누리길
절경 취해 걷다보면 2시간 훌쩍
500살된 느티나무와 금실정등
옛이야기 품은 볼거리도 곳곳에

강동누리길 끝엔 정자활어직판장
싱싱한 제철 해산물 만날 수 있어
장어로 유명한 제전마을도 인근에
해녀문화 담긴 박물관도 들러볼만

◇강동누리길, 절경과 스토리텔링을 만난다

북구 당사항에서 출발, 정자항 해변수변공원까지 동해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강동누리길은 약 5.36㎞다. 2시간10분이 걸리는 긴 코스지만 동해바다의 운치있는 파도소리와 함께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을 배경으로 걸어본다면 그다지 긴 시간은 아니다.

동해의 절경과 함께 어우러진 어촌마을의 경계를 넘나들며 즐기는 강동누리길은 추억을 선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여행을 하고 난 뒤 남는 건 사진 뿐. 나경상씨가 강동누리길을 걷는 와중에도 이곳에서는 잠시 멈춰 바람 소리를 들으며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필수 ‘인증샷’을 남겨야 하는 곳을 여럿 만날 수 있다.

▲ 울산 북구 우가마을은 곳곳에 ‘포토 스팟’을 품고 있다. 왼쪽은 소나무 두 그루가 마치 부부처럼 한 그루로 연결돼 있는 모습의 금실정.

우선 시작점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목격할 수 있는 북구의 명물 ‘500살된 느티나무’다. 당사마을에 있는 이 느티나무에는 옛날부터 전해내려오는 얘기가 있다.

“당사마을에 사이좋은 노부부가 살았는데 할머니는 뛰어난 입담으로 사람들은 물론 바다 생물과 산짐승들에게도 인기가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뱀이 용이 돼 승천하게 되면서 할머니의 이야기를 못 듣게 되자 서운한 마음에 할머니를 태우고 하늘로 올라가 버렸고 할머니가 떠난 뒤 할아버지도 갑자기 사라져 집 옆 느티나무만 덩그러니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다.”

▲ 우가마을 해변가에 위치한 ‘사진찍기 좋은 녹색명소’.

수령 500년된 이 느티나무는 높이 4.75m로 북구에서 키가 가장 큰 나무로 북구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울산시가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곳곳이 포토 스팟, 추억만들기 성지

가까이 다가가면 웅장함을 자아내는 느티나무를 뒤로 하고 해변가를 따라 걷다 보면 우가항 우가마을이 나온다. 우가마을에서는 포토 스팟 ‘금실정’을 지나칠 수 없다.

금실정은 소나무 두 그루가 마치 부부처럼 한 그루로 연결돼 있는 모습으로 애틋함마저 자아낸다. 금실정은 “결혼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아이 소식이 없던 부부가 매일 아침 언덕에 올라 일출을 보며 기도했는데 일년 되던 날 부부에게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다. 그후 부부가 기도했던 언덕 위 소나무 두 그루가 굽기 시작하더니 한 그루로 연결돼 동그란 모양이 됐다”는 얘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마치 서로를 위로하는 부부의 모습과 같아 이곳에 오면 부부 금실이 좋아진다고 해 ‘금실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니 부부나 연인이 한 번쯤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이 밖에도 우가마을에는 TV 프로그램 ‘인간극장-정우와 할매’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국내 최연소 해남 ‘정우와 할머니가 살고 있는 집’이 있고, 전망대 포토존으로 동해의 절경을 조망할 수 있는 ‘사진찍기 좋은 녹색명소’도 있다. 지난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사진찍기 좋은 곳이다.

▲ 제전마을 장어구이

◇대게와 장어…먹거리 즐비

푸른 빛의 동해바다를 따라 강동누리길을 완주하고 나면 슬슬 허기가 질 시간. 바로 앞에 정자대게로 유명한 회거리와 정자항이 위치해 있다. 정자항에는 최근 리모델링을 마무리한 정자활어직판장이 있어 싱싱한 해산물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회나 대게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에게 나경상씨가 추천하는 건 제전마을이다. 장어마을로도 잘 알려진 제전마을에서는 북구에서 마을기업 1호로 지정한 ‘사랑길 제전장어’가 위치해 있다. 숯불에 구워낸 장어구이는 물론이고 전복과 함께 후려낸 장어 매운탕, 붕장어구이를 먹으며 탁 트인 바다를 감상해보자.

 

또 제전마을 이야기와 미역, 전복, 돌김 등을 채취해온 해녀문화를 재연, 주민들이 살아온 삶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박물관인 ‘제전마을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도 잊지 말자.

최근에는 글로벌 호텔 체인 ‘머큐어 앰배서더 호텔’이 문을 열어 마땅치 않던 숙박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됐다. 전 객실 ‘오션뷰’로 떠오르는 일출과 탁 트인 동해바다를 감상하기에는 이만한 곳이 없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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