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묵-근대미술로 오는 길목’展 작품 소장자 오세필 태연학원 이사장

▲ 오세필 (사)태연학원 이사장이 소장작품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본보 30주년 기념전 위해
40여년간 수집해왔던
본인 소장품 140여점 공개
운보와의 인연 보여주는
그림 ‘옥강정’ 소개하고
‘태양을…’등 애장품도 공개

경상일보 창간 30주년 기념 ‘보묵(寶墨·보배로운 묵화)’전은 오세필 (사)태연학원 이사장이 본인의 소장품을 내놓으면서 가능해졌다.

전시에 소개된 그의 소장품은 140여 점이다. 애초에는 더 많은 작품을 소개하고 싶었으나 전시장 규모가 여유롭지 못했다. 혹시 몰라 전시장까지 갖고나왔다가 최적의 감상을 위해 아쉽게 철수한 작품이 적지 않다. 그의 소장품은 울산과 서울에 각각 보관돼 있다.

전체 작품 수는 본인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40여년 가까이 미술품을 수집하다보니 이제는 소장자인 스스로도 정확한 개수가 헷갈린다고 털어놨다.

“80년대 초반 운보 김기창 화백을 알게 되면서 미술에 눈을 떴습니다. 당시에 4대째 가업으로 이어 온 기와공장을 운영했는데, 청주 ‘운보의집’에 우리 기와를 쓰고싶다는 겁니다.

수십차례 오가는 도중에 한번은 기왓값 대신 그림 한 점을 받은 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의아했는데 몇년 지나고나니 그 진가를 알겠더라구요.”

그림 ‘옥강정’은 운보와 오 이사장의 인연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옥강정은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 비옥골에 있는 해주 오씨의 정자이다.

1924년 오호영·오진근 부자가 지었고 지금은 그의 자손인 오세필 이사장이 소유·관리하고 있다. 운보는 오 이사장을 만나러 울산을 방문할 때마다 옥강정에 자주 들렀고 76세 되던 1990년에 ‘옥강정’을 그렸다. 이번 보묵전의 부제가 ‘옥강전 소장전’인 이유이고,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보게되는 작품 중 하나다.

▲ 옥강정 그림

이처럼 그의 소장품 중에는 운보의 작품이 유난히 많다. 모든 작품마다 스토리가 서려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애착가는 작품이 있다. ‘태양을 먹은 새’는 오 이사장의 청탁으로 운보가 직접 그려 준 그림이다. 또 예수의 탄생과 부활과정을 한국적 풍속화에 접목한 그림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예수탄생도’를 꼽았다. 마지막은 1959년 군함을 타고 인천을 출발해 소록도, 흑산도, 홍도를 돌면서 작성한 두툼한 여행화첩(어린이 위문단 동승기)이다. 오 이사장이 밝힌 3점 역시 이번 전시에서 모두 볼 수 있다.

15일 개막식 현장에서 만난 오세필(68) 이사장은 “30년 간 경상일보를 읽은 애독자이기에 신문이 지역문화발전에 애써 온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특히 정명숙 경상일보 논설실장과는 오랜 기간 믿음과 신뢰의 인연을 이어왔다. 창간 30주년을 기리는 의미있는 기간에 창고 속 미술품을 시민과 공유할 수 있도록 장을 펼쳐준 것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