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1도심 4부도심 7지역중심’으로 편성돼 있다. 남구와 중구를 중심으로 하는 1도심에다 언양, 농소, 방어진, 온양 등 4부도심이 있다. 여기에 상북, 삼남, 두동, 웅촌, 범서, 서생, 강동 등 7개 지역중심이 편성돼 있다. 다시 말하면 울산은 핵이 군데 군데 자리하고 있는 ‘다핵도시’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인구감소 시대에 다핵도시는 현실과 맞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울산의 미래도시로 정착하려면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압축도시’라는 개념이다.

압축도시(compact city)란 도시 중심부에 초고층 빌딩을 밀집시켜 별도의 교통수단 없이도 주변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도시를 말한다. 이 도시는 도심내 땅의 효율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모델이다. 도심의 땅 효율을 높이는 대신 주변지역은 녹지로 보전할 수있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에 환경을 중시하는 최근의 추세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권장되고 있다. 콤팩트시티 내에서는 이동시간이 최소화되고 한 곳에서 다양한 시설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은 효율적이고 편리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최근 울산에서 가장 떠오르는 곳은 두말 할 필요도 없이 KTX울산역 역세권이다. KTX역세권 인근에는 이미 초고층 빌딩이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서고 있고, 조만간 컨벤션센터와 환승센터 등 대규모 도시기반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이 일대의 땅은 이미 인근 부지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나 있는 상태다. 그만큼 콤팩트 시티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KTX역세권 일대가 ‘압축도시’라는 개념을 탈피해 방만한 개발로 이어진다면 도시의 효율성이나 시민편의 등의 면에서 오히려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정현욱 울산발전연구원 박사는 “울산의 공간구조를 2도심으로 재편하고 외곽 난개발을 막아야 한다. 울산의 특성인 도농통합도시는 발전의 이점인데 난개발이 일어나면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한다”며 “외곽을 개발할 경우 기존 시가지의 기능을 얻을 수 있는 입지에 주거단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 진행 중인 KTX울산역세권 사이언스빌리지가 좋은 예”라고 밝혔다.

특히 전문가들은 권역이 넓은 울주군의 경우 기존 읍면 중심지들은 오랜 시간 중심지의 기능을 수행했지만 그 기능이 허약해져 있고 고령화가 심각한 만큼, 산발적인 외곽개발을 진행할 것이 아니라 기존 중심부 인근에 주민이 원하는 타운하우스 형태의 공동주택 등을 건립해 집적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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