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차질로 수개월째 갈등

19일 총회서 재신임도 불발

진하오션뷰 지역주택조합장

조합 사무실서 숨진채 발견

사업 차질로 비상대책위원회와 갈등을 빚어온 진하오션뷰 지역주택조합장이 2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열린 정기총회에서 재신임이 불발된데다 조합을 향한 비대위 측의 비판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대한 관리 감독에 실효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경찰은 20일 오전 11시5분께 울주군 서생면에 위치한 조합 사무실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지난 19일 오후 10시8분께 혼자 조합 사무실에 들어갔으며,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씨는 진하오션뷰 지역주택조합을 이끌면서 수개월째 비대위 측과 갈등을 빚어왔다. 조합 측은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 정기총회를 열었지만 총회 강행에 따른 추가 분담금 발생 등을 우려하는 비대위 측과의 마찰로 파행됐다.

4월 총회 당시 비대위는 총회 개최용 서면결의서를 위조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지난 13일에는 횡령과 배임, 불법적인 조합원 총회 강행 등의 이유로 A씨에 대한 진정서를 검찰에 접수했다. 조합은 검찰에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비대위원장 등 21명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대립각을 세워 왔다.

이런 상황에서 19일 정기총회가 속개됐고, 마지막 안건인 조합장 재신임건이 1표 차이로 부결되자 A씨가 심리적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5월 기준 울산의 지역주택조합은 모두 37곳으로, 이 중 29곳은 조합 인가 및 사업 승인을 받았고 8곳은 조합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조합 인가를 받은 곳 중 실제 공사에 들어간 곳은 5곳이며 그나마 1곳은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특히 40% 가까운 조합이 경찰 수사를 받거나 법정 공방에 휘말리는 등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하지만 민간사업이라는 태생적 문제에 법적 근거 부족 등 현실적 한계가 뚜렷해 지자체의 개입이 힘든 형편이다.

울산시가 지난 2016년 구·군에 ‘울산광역시 주택조합 관련 업무처리 요령’이라는 지침을 전달했지만 행정청의 지도방침을 강제할 권한이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조합이 주택법을 위반하더라도 현행법상 벌칙조항이 없어 시정명령밖에 내릴 수 없다는 뜻이다.

진하오션뷰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울주군이 지난달 17일 정보공개와 관련해 시정명령을 내린 뒤 이행이 되지 않자 경찰에 고발조치했다. 정보공개 위반의 경우 징역 1년 이하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져 실효성이 낮다.

울주군 관계자는 “울산시를 통해 정부에 법적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하고 있지만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