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환승지원시설에 ‘주상복합아파트’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그러나 롯데의 그 동안의 행적을 보면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틈만 나면 시민들을 볼모로 실속만 챙기려는 롯데의 속셈을 시민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행여 롯데가 성난 민심을 가라 앉히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다른 대안을 내놨다가는 큰 저항에 부딪칠 것이다.

KTX울산역에 들어서는 복합환승센터는 울산의 가장 큰 교통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환승센터에 들어서는 지원시설인 테마쇼핑몰은 환승객들의 편의시설이기 때문에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이다. KTX울산역을 이용하는 많은 승객들이 이 테마쇼핑몰을 통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울산에 내놓으면서 울산경제의 한 축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울산의 얼굴이라고 할만하다.

그런데 롯데는 얼마전 이 테마쇼핑몰 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테마쇼핑몰로는 아무리 보아도 수익이 나올 것같지 않자 여기다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겠다고 한 것이다. 결국 롯데는 시민들의 공분만 사고 아파트 건립 계획은 철회했지만 그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쇼핑몰을 당초 임대에서 분양 방식으로 전환키로 한 것이다.

쇼핑몰을 임대 형태로 운영하지 않고 분양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아파트 분양 방식과 똑같은 형태로 하겠다는 것이다. 복합환승센터와 쇼핑몰은 승객들의 동선과 편익, 구조, 점포의 배치 등이 서로 연결돼 한 묶음으로 연계돼 있어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경제적 효과도 배가시킬 수 있다. 그런데 롯데측이 쇼핑몰을 임대 대신 개별 분양을 하겠다는 것은 경기가 좋지 않을 경우 전체적인 사업을 중단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환승센터와 쇼핑몰 건물을 먼저 짓는 것이 당연한 순서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쇼핑몰의 분양이 잘 안된다는 이유로 전체적인 사업을 연기시키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 쇼핑몰의 분양방식은 합법적으로 사업 지연의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될 수도 있다.

또 따른 논란을 일으킨 강동리조트 레지던스(생활형 숙박시설)도 문제다. 롯데는 레지던스 건설을 계속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허용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롯데의 행보는 모든 것이 ‘실속 챙기기’와 ‘꼼수’다. 털끝 하나라도 돈이 안되면 안 하는 타고난 장사꾼 생리다. 송철호 시장이 최고위층을 만나 담판을 지을 예정이라고 하나, 섣불리 양보하다가는 울산시와 롯데 모두 공분을 살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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