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가운 지역여론에 물러서...

▲ 롯데울산개발이 사업을 중단한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환승지원시설 부지. 경상일보 자료사진

쇼핑몰 임대 아닌 분양 전환
부동산 경기 영향 많이 받아
사업 지지부진 빌미될 우려
강동리조트 레지던스는 고수

롯데울산개발측(이하 롯데)이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환승지원시설에 ‘주상복합아파트’를 건립하겠다는 계획(본보 4월18일자 1면 보도)을 전격 철회했다. 공익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부동산사업으로 ‘잇속’만 챙긴다는 지역사회의 악화된 민심이 롯데의 이같은 결정을 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는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겠다던 부지에 테마쇼핑몰을 조성하기로 했으나 영화관은 없애는 등 당초계획보다 시설을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고 테마쇼핑몰도 당초 임대에서 분양방식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또다른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22일 롯데의 최고위층인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부회장)를 만나 가급적 당초 계획대로 조속한 시일내 착공해 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롯데, 울산민심에 주상복합 철회

울산시는 롯데울산개발이 복합환승센터 상업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을 백지화했다고 21일 밝혔다.

당초 롯데는 2015년 6월 울산시에 2520억원을 들여 KTX역앞 7만5480㎡ 부지(연면적 18만1969㎡)에 복합환승시설(지하 1~지상 7층 주차대수 3135면)과 환승지원시설에 아웃렛·영화관·쇼핑몰 등 복합쇼핑몰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롯데는 착공을 앞둔 시점에서 복합환승센터 추진을 전격 중단했다. 복합쇼핑몰 형태로는 투자대비 수익성이 낮아 사업계획을 수정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경기침체와 사업여건 변화 등을 들었다. 이후 롯데는 울산시에 환승지원시설 부지(3만7732㎡) 중 9900㎡에 예정된 아웃렛·영화관·쇼핑몰을 빼고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겠다는 터무니없는 제안을 했다.

울산시와 시의회 등 지역사회는 롯데울산개발이 울산시의 광역교통중심지 육성이라는 도시개발계획은 뒷전에 두고 아파트사업으로 ‘잇속’만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며 일제히 반발하면서 지역여론이 극도로 악화됐다.

◇영화관 빼고 테마쇼핑몰만 개발

이에 롯데는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겠다던 부지에 테마쇼핑몰을 조성하기로 했다. 영화관(롯데시네마)은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주차장도 당초 3135면에서 2719면으로 416면 줄였다. 수익성 개선차원에서 쇼핑몰을 당초 임대에서 분양방식으로 전환키로 했다.

그러나 유동인구를 끌어들이기에 가장 좋은 시설인 영화관을 없애 알맹이없는 환승지원시설이 성공적으로 운영될지 의구심이 높은데다 분양방식 전환에 대한 우려 또한 높아 여전히 시민들의 시선은 부정적이다. 분양방식은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아 롯데의 과거 전례로 볼 때 또다시 사업추진에 딴죽을 걸 빌미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는 조만간 사업계획을 최종 확정하고 울산시에 사업변경을 신청할 계획이다.

국가통합교통체계효율화법에 따라 롯데는 복합환승센터 지정면적의 10분의 1 이상을 변경하거나 시설용도를 변경하는 경우 모든 절차를 새로 이행해야 하지만 울산시는 사업변경안이 10분의 1 이하가 될 것으로 보고 6개월내 변경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울산시는 착공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또다른 논란을 일으킨 ‘강동리조트 레지던스(생활형 숙박시설)’사업은 롯데건설이 계속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는 당초 조성계획(리조트)을 준수해야 한다는 ‘허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레지던스 허용이 필요한 지 등을 타시도와 비교해 검토하고 있다.

롯데가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2개사업에 대해 재추진 의사를 보이면서 울산시도 롯데 수뇌부와 접촉을 넓히고 있다. 송 시장은 22일 울산에서 열리는 롯데BP초산비닐 증설공장 기공식에서 황각규 롯데 부회장을 만나 두 사업이 원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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