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2주입 5시간여만에 진화
연기 흡입등 4명 부상

▲ 22일 오전 10시16분께 울산시 북구 명촌동 현대자동차 선적장 선박에서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대가 화재진압을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수출 차량을 해외로 이송하는 대형 선박(카캐리어)에서 불이 났다.

자칫 대형 화재로 확산될 우려가 있었지만 선박 내부 설치된 이산화탄소(CO2)를 분출하는 방식으로 화재를 진압해 다행히 큰 불로 번지는 걸 막았다.

22일 오전 10시16분께 선박부두에 정박해있던 5만t급 대형 선박 ‘플래티넘 레이(PLATINUM RAY)’호에서 불이 났다.

불은 총 12층짜리 화물칸 중 1~2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불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현대차 측 선적팀 직원과 항해사, 근로자 등 3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관이 발목을 다치는 등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후 불길과 연기가 조금 진정된 오전 10시45분께 선박 내부로 진입했다.

하지만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1~2층에는 내부 온도가 90℃에 이르는 등 열기로 진입이 쉽지 않아 진화에 애를 먹었다.

진화가 쉽지 않자 소방당국은 해운사 등과 협의를 거쳐 낮 12시48분께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선박에 설치된 이 설비는 물을 뿜는 스프링클러와 유사한 개념으로 이산화탄소를 분출해 불을 끄는 방식으로 설비 사용 약 50분 후에 소방당국은 소방차 등을 투입해 내부로 진입했다.

불은 발생 후 5시간여만인 오후 3시20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이 불로 화물칸 1층에 적재돼있던 코나와 투싼 등 현대자동차 수출 신차 190대 중 30여대와 2층 일부 차량이 소실됐다. 선박 내부에 있던 선원과 근로자 20여명은 모두 구조됐지만 화재 진압 과정에서 연기를 흡입하는 등 일부 인명피해가 있었다.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 조사와 정확한 피해 규모 산출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층에 적재돼있던 차량의 추가 피해 확인 가능성도 있다.

화재가 난 선박은 5만t급 바하마 선적으로 차량을 싣고 북미로 가기 위해 지난 21일 오후부터 선적 작업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화재 당시 배 안에는 현대차 신차 1600여대와 기아차 신차 520대 등 2100여대가 실려있었다. 소실된 차량은 보험에 가입돼있어 보상받을 수 있다고 현대차 측은 밝혔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