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2주입 5시간여만에 진화
연기 흡입등 4명 부상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수출 차량을 해외로 이송하는 대형 선박(카캐리어)에서 불이 났다.
자칫 대형 화재로 확산될 우려가 있었지만 선박 내부 설치된 이산화탄소(CO2)를 분출하는 방식으로 화재를 진압해 다행히 큰 불로 번지는 걸 막았다.
22일 오전 10시16분께 선박부두에 정박해있던 5만t급 대형 선박 ‘플래티넘 레이(PLATINUM RAY)’호에서 불이 났다.
불은 총 12층짜리 화물칸 중 1~2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불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현대차 측 선적팀 직원과 항해사, 근로자 등 3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관이 발목을 다치는 등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후 불길과 연기가 조금 진정된 오전 10시45분께 선박 내부로 진입했다.
하지만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1~2층에는 내부 온도가 90℃에 이르는 등 열기로 진입이 쉽지 않아 진화에 애를 먹었다.
진화가 쉽지 않자 소방당국은 해운사 등과 협의를 거쳐 낮 12시48분께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선박에 설치된 이 설비는 물을 뿜는 스프링클러와 유사한 개념으로 이산화탄소를 분출해 불을 끄는 방식으로 설비 사용 약 50분 후에 소방당국은 소방차 등을 투입해 내부로 진입했다.
불은 발생 후 5시간여만인 오후 3시20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이 불로 화물칸 1층에 적재돼있던 코나와 투싼 등 현대자동차 수출 신차 190대 중 30여대와 2층 일부 차량이 소실됐다. 선박 내부에 있던 선원과 근로자 20여명은 모두 구조됐지만 화재 진압 과정에서 연기를 흡입하는 등 일부 인명피해가 있었다.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 조사와 정확한 피해 규모 산출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층에 적재돼있던 차량의 추가 피해 확인 가능성도 있다.
화재가 난 선박은 5만t급 바하마 선적으로 차량을 싣고 북미로 가기 위해 지난 21일 오후부터 선적 작업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화재 당시 배 안에는 현대차 신차 1600여대와 기아차 신차 520대 등 2100여대가 실려있었다. 소실된 차량은 보험에 가입돼있어 보상받을 수 있다고 현대차 측은 밝혔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