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선 수심 환경기준 미달
예산난으로 잠제 설치 무산
북구 관광지 육성계획 차질

울산 북구 강동산하해변의 해수욕장 지정이 사실상 무산됐다. 현재 이뤄지는 강동산하지구 도시개발사업에 맞춰 앞으로 강동산하해변을 해수욕장으로 지정해 울산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북구의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북구는 예산 부족으로 강동산하해변에 대한 해수욕장 지정 기준 충족을 위해 검토해온 잠제 설치가 무산됐다고 11일 밝혔다.

북구는 2004년 관련 법령 개정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이 시설·환경기준에 적합한 구역을 해수욕장으로 지정할 수 있게 바뀌자 강동산하해변과 주전해변 등에 대한 해수욕장 지정을 추진해 왔다.

지난 2015년에는 ‘강동권 중장기 해변개발 방향설정 수립 용역’을 진행했고 이 용역에는 정자해변 해수욕장 지정 계획도 포함됐다.

해수욕장 지정 요건은 백사장 길이 100m, 폭 20m 이상, 화장실과 탈의실, 샤워실 등 편의시설 각 1곳 이상, 수심 1.5m 이하의 해수면이 10m 이상이 돼야 한다.

그러나 강동산하해변의 경우는 해안선 부근에서 수심이 1.4~5m까지 지형변화를 보여 환경기준에 부적합하다.

이에 용역에서는 해상 방파제, 일명 잠제를 설치하면 수심이 해수욕장 지정 요건에 맞게 유지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잠제 설치 안은 최종 무산됐다. 총 길이가 2~3㎞에 달하는 강동산하해변 수중에 잠제를 드문드문 설치하더라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가량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북구는 강동산하해변의 해수욕장 지정은 사실상 물 건너갔지만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장으로 알고 있는 만큼 이용에는 불편함이 없게끔 한다는 입장이다. 매년 찾아오는 튜브 등 물놀이 대여 불법노점은 지속단속을 통해 고발·행정지도하고, 해변 물놀이장을 개장해 행정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북구 관계자는 “용역은 단순히 이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제안이었고 실질적으로 예산이나 사업 타당성을 따져봤을 때는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해수욕장 지정은 힘들지만 관광객들이 산하해변을 이용하는데는 불편함이 없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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