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사회단체 3000여명 참가

현대重 ~ 울산시청 18㎞ 행진

시·정부 차원 대책마련도 요구

노조, 오늘 청와대 상경투쟁

서울중앙지법에 주총무효 소송

▲ 지난 14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의 물적분할 무효를 주장하며 회사에서 약 18㎞ 구간을 가두행진, 울산시청에 도착 후 집회를 갖고 있다.

김도현기자 gulbee09@ksilbo.co.kr

법인분할과 주주총회 무효를 주장하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노조원 3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여한 가운데 32년만에 회사 정문에서 울산시청까지 18㎞구간 거리행진을 벌이며 사측을 규탄했다. 노조는 앞으로 주총 무효소송과 함께 청와대 앞 상경투쟁도 전개할 예정이어서 노사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4일 파업과 함께 노조사무실 앞에서 출정식을 연 뒤 10시부터 회사 정문을 출발해 행진에 나섰다. 행진에는 20여개 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들로 꾸려진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중단, 하청노동자 체불임금 해결 촉구 울산지역대책위’도 함께 참여했다. 노조 행렬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한국프랜지와 현대자동차, 울산대병원 등의 노조와 시민들이 응원하며 음료수·간식 등을 제공하고 응원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남목고개를 넘어 18㎞에 이르는 거리 행진을 벌인 것은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32년만이다. 노조 측은 이날 행진에 대해 “기습적인 주총장 변경으로 날치기 법인분할 주주총회를 진행한 회사 측에 대한 항의”라고 밝혔다.

행진은 명촌교를 지나 오후 2시께 태화강역에 도착해 점심을 먹은 뒤 롯데백화점 사거리를 거쳐 오후 4시께 울산시청에 도착했다. 노조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30분간 집회를 열고 회사의 일방적인 법인분할과 기습 주총을 규탄했다.

박근태 노조위원장은 송철호 울산시장과 면담을 통해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현대중공업 경영진, 정부와 대화 창구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노조는 이번 주에도 파업과 상경투쟁, 무효소송 등을 병행한다. 17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노조 간부, 전문위원들이 2시간 파업하고, 청와대 앞 상경 투쟁을 전개한다. 또 이날 우리사주와 일반주주 1000여명 규모의 소송단을 모집해 서울중앙지법에 주주총회 무효소송을 낼 계획이다. 이어 20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전 조합원이 4시간 부분파업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중공업 사측은 최근 법인분할 주총을 전후해 발생한 노조의 불법 폭력행위와 관련해 노조 간부 등 79명을 고소·고발하는 등 노조의 파업과 폭력행위 등에 대해 강경 대응하며 노사간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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