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바다, 워터파크보다 재밌네

▲ 바나나보트

여름 휴가 시즌이 본격 시작됐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도 많지만 요즘은 여름철 극성수기 외유는 자제하면서 대신 집 가까운 곳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의외로 적지 않다.

게다가 짜릿하고 새로운 바다 레저 체험까지 마음껏 즐긴다면 금상첨화다. 물 위와 물 속을 넘나드는 짜릿한 수상·수중 액티비티로 이 여름을 즐겨보자.

“꺄악!” 소리지르며 불볕 더위와 맞서보자. 결심이 섰다면, 이제껏 본 적 없는 색다른 물놀이 재미에 흠뻑 빠질 일만 남았다.

‘바다 위 람보르기니’로 불리는
익스트림 제트보트 인기 만점
시원한 속도에 360도까지 회전
반잠수 가능해 더 짜릿한 경험
대왕암 일대 해안절경 감상은 덤
스피드 보트는 질주 쾌감 선사
바나나·디스코·땅콩보트 등은
아이들과도 함께 즐길 수 있어
8월부터 요트 승선 체험도 가능
사전예약하면 단독 전세 운행도

울산시 동구 일산해수욕장은 앞바다를 쏜살같이 가로지르는 파워 보트가 자주 출현한다. ‘익스트림 제트보트’다.

지난해 시작 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익스트림 제트보트는 기존에 선보였던 보트와는 확연히 다르다. 스페인 모가로사가 제작해 바다 위를 바람처럼 가르는 것은 기본. 수중으로 보트의 절반 이상이 물 속으로 들어가는 반잠수 기능까지 가능하다. 일명 ‘바다 위의 람보르기니’를 체험하기 위해 서울과 부산은 물론 서부 경남에서도 일부러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을 찾아올 정도다.

▲ 익스트림 제트보트

익스트림 제트보트는 일산동주민센터 앞 대왕암마린 선착장에서 탈 수 있다. 탑승 전 마음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 일단 10여 명이 함께 탄 익스트림 제트보트가 출발하는 순간 정신이 혼미해 진다. 얼굴 가득 물보라를 맞는가 하더니, 대왕암을 옆에 끼고 마구 달리며, 쏜살 같이 먼 바다로 향하는 보트의 속도감 때문이다.

그러다 운전대를 잡은 가이드가 집게손가락을 공중에서 빙빙 돌린다. 안전바를 잡은 두 손에 최대한 힘을 줘야 할 타이밍이다. 작게는 90도, 크게는 360도까지 보트가 순식간에 회전한다. 보트가 회전 할 때마다 탑승객의 온 몸이 회전방향 따라 한쪽으로 눕듯이 쏠린다. 동시에 엉덩이 역시 들썩들썩 공중부양한다.

▲ 스피드보트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직진으로 앞만 보고 달리던 제트보트가 바다 위에서 급브레이크를 밟는가 싶더니, 보트의 앞머리가 물 속으로 쳐박히듯 쑥 들어간다. 보트의 절반이 순식간에 수중으로 들어가며 사람들이 앉은 의자 가득 바닷물이 차오른다. “꺅~” 외마디 비명이 터진다. 마음 급한 사람은 차오르는 물을 손으로 퍼내기도 한다.

하지만 보트는 금세 물 위로 다시 뜬다. 그야말로 ‘물밀듯이’ 차오르던 바닷물도 순식간에 빠진다. 그제서야 마음을 놓게되는 탑승객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또다시 파도를 가로질러 내달리나 싶더니, 회심의 미소를 띤 가이드가 집게손가락을 다시 들어 빙글빙글 돌린다.

익스트림 제트보트에서는 또하나의 즐거움을 더 만끽할 수 있다. 해안선을 옆에 끼고 달리면서 모래사장, 대왕암, 솔밭, 등대, 저멀리 어렴풋한 슬도의 전경까지 최고의 울산 해안 절경을 파노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다.

수면의 위아래를 오가는 익스트림 제트보트가 부담스럽다면 스피드 보트를 타면 된다. 같은 선착장에서 탈 수 있는 스피드 보트는 520마력 속도감으로 익스트림 제트보트와 비슷하지만 급회전과 잠수는 하지 않는다. 오로지 스피드로 승부하는 보트이기에 얼굴이 따가울 정도의 맞바람을 맞으며 바다 위를 가르는 질주 쾌감을 맛볼 수 있다.

▲ 디스코보트

청소년 자녀들과 함께라면 수면 위를 팡팡 튕기듯 떠다니는 디스코보트, 길쭉한 길이의 바나나 보트, 소파처럼 나란히 앉아서 즐기는 땅콩보트에 도전해 볼 만하다.

8월1일부터는 여기에 한가지 보트 체험이 추가된다. 최신형 2층 테라스형 디자인으로, 파워 카타마란 요트가 승선을 시작한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제작된 파워 카타마란 요트에서는 앞서 스피드를 즐기는 보트와 달리 편안한 좌석과 세련된 인테리어 룸에서 유리 너머 해안선을 바라보며 천천히 유람하는 럭셔리 체험을 할 수 있다. 정규 운항 코스는 선착장을 출발해 용굴~주상절리~대왕암~슬도~울산대교를 찍은 뒤 되돌아온다. 약 1시간이 걸린다. 단독 전세 운행은 사전예약을 해야 가능하다. 울산대교를 너머 온산공단과 간절곶까지 다녀오는 코스로,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강대금 보트체험 가이드는 “운항 중에는 절대로 일어서거나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자칫 몸이 균형을 잃어 넘어질 수 있다. 큰 파도를 넘을 때는 무릎과 엉덩이를 아주 살짝 들어준다. 그래야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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