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문화재보호로 겪는 생활불편 해소 시급”

▲ 울산시의회 윤정록 의원이 13일 시의회 다목적회의실에서 반구마을, 한실마을 지역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반구대 암각화 주변지역 주민의견 청취 간담회를 가졌다.

등재 추진과정 소외감 토로하고

교통대란·사유재산 침해도 우려

“향후 추진과정서 의견 적극 수렴”

울산시가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 주변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암각화 인근지역 주민들이 추진과정에서 소외감 토로와 함께 각종 규제로 겪는 생활불편을 해소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윤정록 의원은 13일 시의회 다목적회의실에서 반구대암각화 주변 지역주민 애로사항 청취 간담회를 열었다.

반구대암각화 주변 반구·한실·대곡마을 주민들과 울산시 관계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간담회는 반구대암각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상황과 대곡천 암각화군 역사관광자원화 사업 연구용역 추진 상황에 대한 울산시 담당 부서 설명을 듣고, 주민 의견을 개진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간담회에서는 반구대암각화와 관련한 규제 문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따른 문제, 생활 기반시설 부족 등 주민 불편 사항과 해소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주민들은 우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과정에서 소외감을 토로했다.

한실마을 주민 박성철씨는 “조상대로 이곳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이 정작 암각화 일대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지역주민들을 배제한 채 용역이나 사업을 추진해서는 안되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또 “대곡천 암각화군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앞서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국가 문화재 보호를 위한 각종 규제로 인해 주민 생활 불편이 커 이를 해소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도로와 주차장 확충, 생활용수 공급을 위한 상수도 연결, 환경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한 주민은 “현재 대곡마을에서 한실마을로 가는 길은 하나 뿐인데다 이 또한 길이 좁아 향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외지 관광객이 대거 유입될 시 교통대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사유재산이 침해를 받아서는 안된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후 관리와 시설정비 등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 관계자는 “세계문화유산 지정시 개발행위 등 현상변경 행위 규제 범위가 어디까지 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향후 추진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반구대암각화는 보존해야 할 소중한 유산이지만 지역주민 희생만을 강요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울산시 뿐만 아니라 시의회도 주민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지역공동체와 함께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재보호법상 국가 문화재의 경우 역사문화 환경 보존을 위해 문화재로부터 최대 500m 가량의 지역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각종 개발행위 등 현상변경 행위를 규제하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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