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으로 인한 기대감이 높다. 울산시민의 자긍심을 향상시켰을 뿐 아니라 신성장동력으로서 관광산업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대만큼 걱정도 많다. 지금의 태화강대공원은 울산시민들에겐 더없이 만족스런 공간이지만 이제 전 국민과 나누어가져야 하는 국가정원이라는 이름을 얻은 만큼 새롭게 갖추어야 할 것이 만만찮다.

국가정원 선포식이 10월18일로 예정돼 있다. 울산시는 그 전에 주차와 교통 문제를 완벽하게 해소하고 홍보를 극대화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주차분야, 대중교통분야, 도로분야로 나누어 묘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주차문제가 걱정이다. 태화강의 남쪽과 북쪽이 모두 찻길로 막혀 있는데다 도로 옆으로도 공공시설 보다는 일반 주택이 자리하고 있어 새롭게 주차공간을 마련할 여유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둔치를 주차장으로 만들자니 생태하천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질까 그럴 수도 없는 처지다. 시는 주차관제시스템과 스마트주차시스템으로 관광객들이 주차공간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한편 민간주차장의 공유·개방도 적극 유도하겠다고 한다. 시내버스 노선 신설과 조정으로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KTX와 항공편 증편도 요청해놓고 있다. 선포식과 함께 몰려들 관광객들을 맞을 기본적 인프라 구축이다.

관광산업에 있어 교통·주차가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국내 여행객들은 교통·주차가 불편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면 방문을 꺼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교통·주차가 관광의 핵심은 아니라는 것이다. 핵심은 볼거리와 즐길거리다. 태화강 국가정원이 과연 관광객들을 머무르게 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울산 관광산업의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필요충분조건이 되기는 어렵다. 관광객의 입장에서 현재의 태화강은 그리 오랜시간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울산 전체의 관광자원을 최대한 끌어내 1박2일 또는 2박3일의 머무르는 상품으로 엮어내지 못하면 관광객들은 몇시간만에 경주와 부산으로 떠나기 십상이다. 울산의 관광산업은 결국 ‘속빈 강정’이 되고 만다.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은 ‘스쳐 지나가는 울산’에서 ‘머무르는 울산’으로 전환하는 관광산업의 새로운 이정표이다. 버젓이 거리와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세워놓고도 갈 길을 찾지 못한다면 누구를 탓하겠는가. 주차·교통 문제 못지 않게 서둘러 갖추어야 하는 것이 바로 머무르는 관광을 유도할 수 있는 매력적인 관광상품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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