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독일 정부와 산학연이 함께 만드는 수소경제
(독일수소연료전지협회·DWV)

▲ 지난 4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2019 수소 및 연료 전지 박람회에서 DWV가 홍보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산업가스업체 ‘린데’ 등
기업 100여개·개인 300여명 회원
수소에너지 안전성·경제성 알리고
정부-산업계 불협화음 중재 역할도
기업이 개발한 기술 시장정착 위해
정책 관련 로비·법안 제안 등 나서

한 국가의 에너지 정책과 산업구조의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소경제로의 이행은 대부분 정부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올해 초 수소경제로드맵을 발표한데 이어 울산시 또한 수소도시 비전을 선포하고 수소산업 육성을 주도하고 있다.

독일도 정부가 지난 2006년부터 NIP(National Innovation Programme Hydrogen and Fuel Cell Technology·수소 및 연료전지 기술 국가 혁신 프로그램)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수소경제를 구축중이다.

이처럼 정부가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밑그림을 제시하면 세부 추진방안과 기술개발 등으로 그림을 완성하는 것은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등의 몫이다. 특히 수소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와 산업계, 학계 등 3개 주체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때 수소경제로의 원만한 이행이 가능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으로 수소경제 이행

본보 취재진은 지난 7월16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DWV(Deutscher Wasserstoff- und Brennstoffzellen-Verband·독일 수소연료전지협회)를 방문했다.

DWV는 수소 및 수소전지와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거나 계획중인 회사들의 연합 조직이다. 독일 최대규모의 수소연료 기술회사이자 글로벌 산업가스업체인 린데(Linde)를 포함해 100여개의 기업회원과 300여명의 개인회원들이 DWV 소속으로 활동중이다.

DWV의 설립목적이자 활동목표는 독일에 수소경제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기본 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수소경제를 도입한 독일에서도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수소에너지의 안정성과 경제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이에 DWV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수소는 안전한 에너지원이며, 수소경제가 앞으로 우리 사회에 더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점을 알리고 홍보하는 것이다.

DWV 관계자는 “결국 수소경제의 주체가 돼 수소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은 독일 국민이다. 수소경제로의 이행이 지금의 소비형태나 생활패턴의 변화가 아닌 단지 에너지원의 변화일 뿐이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며 “캠페인을 통해 수소가 기후변화의 대안이 될 수 있으며,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이라는 점을 홍보하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DWV는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포럼과 특강을 개최하거나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미래 에너지원으로의 수소의 중요성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정부와 산업계 간의 중재자 역할

DWV에 따르면 독일의 수소경제는 정부가 대부분의 예산을 지원하고 이끌어가고 있지만 지금까지 여러 부분에서 문제점도 도출됐다. 산업계의 기술개발 속도에 맞춰 정부의 관련 법안이 갖춰지지 않아 불협화음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면 수소충전 기술 개발에 성공한 업체가 상업화에 나서려고 한다면 승용차와 버스 등에 대한 압력은 각각 어떻게 적용할 것이며, 수소파이프 연결 시스템은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구체적인 제도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수소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정치권에 수소산업 정책 관련 로비를 펼치는 등 정부와 산업계, 학계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도 DWV의 주요 활동이다.

DWV 관계자는 “산업계의 기술발전 현황에 따라 이 기술이 제대로 시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법적인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제도적인 안정장치가 없으면 산업계도 기업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또한 기존 제도 중에서도 변화하는 현실과 맞지 않아 규제로 작용하는 사례들이 있다. 이러한 경우 협회가 입법부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규제사항을 수정하고, 기업들이 투자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글=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사진=김도현기자 gulbee09@ksilbo.co.kr
(이 지면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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