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빌려 쓰는’ 공유경제 바람

8개 洞 행정복지센터 내에

나비채 나눔냉장고 설치해

식재료 누구나 이용하도록

기부·나눔운동 확산도 기대

울산에 ‘공유경제’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이달부터 울산시와 카카오 모빌리티가 협약을 맺어 7대 광역시 중 처음으로 전기자전거를 공유하는 카카오T 바이크 사업이 시작된 데 이어 북구에서는 8개동 행정복지센터에 나눔냉장고가 설치돼 식재료가 필요한 주민에게 나누는 ‘푸드셰어링’ 운동을 전개한다. 이같은 음식 공유경제가 지역사회에 얼마나 확산돼 정착될지 관심이 쏠린다. 공유경제는 ‘물건을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서로 빌려 쓰는 경제활동’을 일컫는다.

◇나누고, 비우고, 채우는 ‘나비채’

북구는 19일 구청 다목적실에서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동장, 사회복지 담당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나비채 나눔냉장고 사업설명회를 열고 사업운영계획을 공유했다.

“나누고, 비우고, 채운다”는 의미의 나비채 나눔냉장고 사업은 행정안전부가 추진한 주민생활 혁신사례 확산 지원공모 사업에 선정돼 지원하는 것으로 특별교부세 2000만원이 투입된다. 이같은 음식공유 사업은 울산에서는 북구가 처음이다.

북구가 이같은 푸드셰어링 운동을 전개하게 된 배경에는 독일에서 시작된 음식을 함께 공유해 먹는 푸드셰어링 운동이 한국에서도 곳곳에서 화두가 됐기 때문이다. 본보에서도 지난해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취재로 독일 쾰른의 푸드쉐어링 사례를 보도(지난해 6월8일자 9면)한 바 있다.

본보 취재진은 독일에서 남는 음식물을 개인끼리 나누기 위해 시작된 거리의 냉장고로 시작한 푸드쉐어링 운동이 점차 확산해 다른 방식의 음식 공유경제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 푸드쉐어링을 통해 일반 사람이 음식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전환할 수 있도록 돕고 중요성을 깨우치도록 해 음식을 아끼고 골고루 소비하며 음식물쓰레기가 줄어드는 선순환이 이뤄진다는 점을 보도했다.

◇나눔냉장고, 누구나 자율이용

북구가 진행하는 나비채 나눔냉장고 운영방식은 간단하다. 8개 동 행정복지센터 내 적절한 공간에 냉장고와 진열대를 비치한다.

우선 관내 마트나 정육점, 제과점, 식당, 자생단체, 주민, 시장 상인회 등 후원자나 후원처를 발굴, 공유 냉장고에 식재료를 채운다. 후원이 없다면 복지단체의 지정기탁 사업비로 식재료를 구입할 수도 있다. 북구는 지역 로컬푸드 매장, 푸드뱅크 등도 사업 초기에 야채와 빵 등 신선한 재료를 주 1회 혹은 2회 지원하는 방법을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공유 냉장고에 식재료가 채워지면 사회복지 담당자나 자생단체, 봉사단체 등의 협조를 받아 물품을 정리하고 후원물품을 관리하게 된다. 채워진 식재료는 필요한 주민 누구나 자율적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또 철저한 관리를 통해 관내 복지사각지대, 거동불편가구 등에 식재료를 전달할 계획이다.

북구는 나눔냉장고 운영과정에서 특정인의 독점 방지를 위해 나눔냉장고 이용방식이 정착되기 전까지는 이용사항을 수시로 통제할 방침이다. 또 유통기한과 식품상태, 접수일 등을 수시로 확인하고 위생사고 방지를 위해 날것이나 생선 등은 받지 않는다. 독일과는 또다른 방식의 음식 공유경제로 확산돼 지역사회에 정착될지 관심이 높아진다.

◇음식공유 통해 나눔문화 확산

북구는 나비채 나눔냉장고를 운영하게 되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음식 나눔을 통해 기부 실천과 나눔 운동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지역복지 문제에 민·관 협력을 통해 지역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고 주민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북구는 나눔냉장고 기부 식재료를 활용해 특화사업을 추가로 발굴하고 사업이 잘 될 경우 나눔냉장고 확대 운영에 따른 보조인력 충원 등의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북구 관계자는 “기부자와 이용자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유와 나눔의 냉장고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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