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헌 박상진 의사께서 1918년 2월1일 경주 녹동 댁에서 모친상 중 일경에 체포되어 압송되는 장면’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는 그림이 박상진 의사 생가에 걸려 있다.

▲ 임규동 디지털미디어국장

“백마를 타고 녹동 앞길을 달려가는데 흑의의 뭇 수비대들이 뒤를 따른다. 마치 백학이 천상으로 훨훨 달려가는데 뭇 까마귀떼가 지저귀며 따라가는 것을 연상하였다.”

후손의 구술을 토대로 그려진 그림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그림은 서훈이 턱없이 낮게 책정된 박상진 의사를 두 번 욕되게 하는 그림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실체적인 진실과도 거리가 멀어 보인다.

최소한 집에서 기르던 백마는 탔다 치더라도 일경들을 이렇게 사열하듯 줄을 맞춰 뒤를 따르게하고  흰 두루마기에 백마의 고삐를 잡고 유유히 가는 모습, 상가의 친척과 동네 사람들은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듯한 모습들은 어떻게 설명이 될까?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순국선열들이 체포되고 압송되는 장면과는 너무나 달라 자칫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사실화에 이어 청동부조는 물론 출판물과 각종 영상으로 확대 재생산 되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임규동 디지털미디어국장 photol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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