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반산단 절개지 토류벽
경사도 심한 곳 6도 달해
일부 철근 녹슬고 끊어져
인근 사업장 불안감 호소

▲ 현재 조성이 추진중인 울주군 용암일반산단과 기존에 조성된 신일반산단 경계지점 표고차 10여m에 달해 토사 붕괴를 막는 토류벽이 설치돼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쌓인 흙 상당수 ‘폐주물사’
처리비 100억대 엄두 못내
시 “안전성에는 문제 없어
주기적 보수·보강 실시중”

울산 울주군 온산읍 신일반산업단지의 토류벽이 토사 무게에 눌려 기울어지면서 인근 사업장 근로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집중호우가 내릴 때마다 토사 유출이 발생하는 만큼 토류벽 보강 및 높이 제고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찾은 신일반산업단지의 한 공장 앞 토류벽. 높이 10여m에 달하는 절개지의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해 철판과 H빔 등으로 구성된 토류벽이 설치돼 있었다. 약 120m 구간에 설치된 토류벽은 도로 경사를 따라 최대 3m 높이로 설치됐다.

문제는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해 설치된 토류벽이 하중을 버티지 못해 기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토류벽 중 절반 정도는 신일반산단 방면으로 기울어져 있었는데, 하중이 많이 쏠려 기울어짐 현상이 심한 모서리 지점의 경사도는 6도에 달해 육안으로도 확연히 드러났다. 일부 구간에서는 토류벽을 지지하는 철근이 끊어진 채 발견됐고, 토류벽을 지지하는 철판 구조물에 녹이 슨 것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지난 9~10월 태풍 내습 당시에는 절개지가 위치한 용암일반산단 쪽의 일부 토사가 토류벽을 넘어 도로까지 흘러내리기도 했다. 토사 유출 흔적은 아직도 남아 있다. 토류벽 지지용으로 설치된 H빔의 오목한 부분에는 흙이 가득 차 있어 평소에도 소규모 유실이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토사 유출이 잇따르면서 인근 공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언제 토류벽이 붕괴될지 몰라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토류벽과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A사는 토류벽이 무너질 경우 공장을 덮쳐 대형 사고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A사 관계자는 “비가 많이 온다는 예보를 확인하면 토류벽 근처에 주차 금지 및 이동을 권유한다. 올해도 토사 유출이 있었지만 다행히 퇴근시간 이후여서 피해가 없었다”며 “울산시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지만 뚜렷하게 해결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가장 손쉬운 해결책은 토류벽 위에 쌓인 용암일반산단 쪽의 흙을 걷어내는 것이지만 상당수 흙이 주물공장의 토사 폐기물인 폐주물사여서 100억원대로 추산되는 막대한 처리 비용 탓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토류벽 관리 주체인 울산시는 매년 전문업체를 통해 용역을 실시, 안전성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토류벽이 기울어져 있지만 안전범위 이내여서 붕괴 위험은 없다”며 “토류벽 구조물 중 일부 낡은 것은 주기적으로 보수·보강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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