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포부두 화재 대응 대책회의

유증기 발생 미인지 의문 제기

정보교류 미숙 문제점 등 지적

기관간 핫라인 구축 논의키로

▲ 동부소방서는 11일 울산동부소방서 소회의실에서 7개 유관 기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염포부두 선박 화재 대응 유관기관 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울산 염포부두에서 발생한 선박 폭발·화재사건과 관련해 소방당국과 선사 등 유관기관 간의 초기 정보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선박 화재의 경우 어떤 화학물질이 적재됐냐가 화재 진압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만큼 신속하고 안전한 대응을 위해선 유관기관 간 정보 공유체계 구축이 시급하단 지적이다.

동부소방서(서장 김재화)는 11일 울산동부소방서 소회의실에서 소방본부, 울산지방해양수산청, 울산해양경찰서, 선박대리점 등 7개 유관 기관 관계자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염포부두 선박 화재 대응 유관기관 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선 이번 스톨트 그로이란드 선박 폭발·화재사건 당시 대응 과정에서 부족했던 점들이 집중 언급됐다.

동부소방서는 우선 선박 화재 당시 선박과 선적화물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화학물질에 의한 화재의 경우 어떤 종류의 화학물질이냐에 따라 대응 방안이 달라진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16명이 사망하고 646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중국 텐진 항구 대형폭발 사건의 경우 초기 진압에 나선 소방관들이 내부에 탄화칼슘이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물을 뿌리면서 대폭발을 일으킨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동부소방서 관계자는 “선박 화재의 경우 특성상 선박 내부구조 파악이 필수적이다. 또 선적 화물에 대한 정보에 따라 대응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보 교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선박화재를 통해 정보 교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파악된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폭발 전 약 7분간 9번 탱크 상단에서 원인 불명의 유증기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원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한 유관기관 관계자는 “9번 탱크 상단으로 유증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당시 스톨트 그로이란드호를 비추던 CCTV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당시 환적을 위한 퍼지 작업이 진행중이었고 퍼지 작업 과정에서도 흰 증기가 피어올라 현장에 있던 선원들이 어느 쪽에서 나오는 유증기인지 확인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화재 비상 대응 방안 협의, 기관별 비상상황 단계별 역할 분담, 선박 화재 대응 방안 모색, 긴급구조 통제단 운영 방안, 유관기관과의 핫라인 구축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관계기관들은 추후 2차, 3차 회의를 통해 단계별 역할 분담, 핫라인 구축 방안 등을 구체화시킬 예정이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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