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아파트 가격이 9주째 상승하고 있다. 2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11월 셋째주 기준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12% 상승했다. 그러나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진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울산이 아직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소문은 자칫 선의의 투자자들을 현혹시키고 시세왜곡 현상을 불러일으켜 서민경제에 직접적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좋은 소식이다. 5년 이상 바닥을 헤맸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지역경기에도 훈풍이 불고 특히 울산시에도 세금이 더 걷히게 될 것이다. 특히 이같은 선순환 구조에 올라타면 지역 경제도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매매, 전세는 물론이고 건설경기까지 활기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9주 동안의 이같은 가격상승이 자칫 찻잔 속의 태풍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울산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지방 부동산에 대한 정부의 조정대상지역 해제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운대, 수영, 동래 등 핵심 3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서울 사람들이 부산지역으로 몰려 들고 있다. 이 와중에 울산 북구 송정지구와 남구 옥동, 무거동 등의 아파트들도 가격이 뛰었다. 투자자들은 이제 북구 명촌동, 매곡동, 중산동 등의 아파트들로 가격상승을 확산시킬 조짐이다.

정부의 부동산규제 해제와 지원은 지방 부동산의 활기를 되찾는 촉매가 될 것이다. 특히 해운대, 동래 등의 조정대상지역과 가까이 있는 울산은 생활권이 연결돼 있는 지역이어서 부동산 경기가 옮겨 붙을 수도 있다. 한창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북구 송정지구와 중산동 등은 부동산 바람의 진원이 될 수도 있다는 예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불붙었다는 섣부른 판단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부동산 경기는 기본적으로 제조업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아파트 가격 상승은 그야말로 투기로 끝날 수 있다. 아직 울산은 조선경기가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 등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조선업 근로자들은 대부분이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으며,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막다른 골목에 직면해 있다. 부동산 경기는 도시의 경쟁력에 따라 좋아질 수도 있고, 반대로 위축될 수도 있다. 울산시도 지금의 부동산 경기를 깊이 분석하고 서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대처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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