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건설이 추진하는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에 대한 타당성 평가 분석이 두달 연장됐다. 울산시는 지난 11월30일 해상케이블카 타당성 평가가 완료됐지만 내년 1월3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울산시의 이번 결정은 백번 잘 한 일이다. 케이블카 사업이라는게 그렇게 급하게 서둘러 해야 할 일이 아님은 물론이고 잘못하면 소중한 자연자산을 망쳐버릴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여기다가 울산은 조선경기가 아직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상케이블카 타당성 평가는 조급하지 않게, 깊이 있게 할 일이다.

이번에 울산시가 케이블카 타당성 평가를 두달 연장한 것은 평가기관인 울산발전연구원 공동투자관리센터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공공투자관리센터는 연간 예측수요 등 정밀한 경제성 분석이 추가로 필요하고, 전문가의 진단과 의견 수렴도 요구된다며 연기를 요청했다. 이번 공공투자관리센터의 결정은 울산의 경제상황과 주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린 것으로 짐작된다.

대명건설은 지금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과 대왕암공원 케이블카 사업 등 2개의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그 중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는 올해 말 타당성 및 적격성 평가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해상 케이블카와 영남알프스 케이블카의 사업비는 둘 다 비슷한 규모다. 울산시가 이달 중에 2개 평가 결과를 동시에 발표하지 않고 해상 케이블카를 2개월 늦춰 수정·보완토록 한 것은 어떻게 보면 울산경제의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말하면 2개 사업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필요 이상의 과열이 발생하고 울산경제에는 오히려 역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카 사업의 동시 진행과 관련해 우려되는 점은 또 있다. 울산에서 케이블카가 운행되더라도 과연 인근 지역에 경제파급 효과가 얼마나 일어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경주와 부산 사이에 위치해 있는 울산은 케이블카가 2개나 있다하더라도 관광객들을 붙잡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해안 관광루트의 경우 부산쪽으로는 해운대와 광안리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경주쪽으로는 문무대왕릉과 감포, 석굴암 등이 울산 관광객들을 분산시킨다는 것이다.

케이블카 사업자는 울산의 경제에 관심이 없다. 관광시설을 통해 수익만 올리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울산시와 기초단체는 인근 상가 주민들을 생각해야 하고 지역경제가 돌아가도록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야 한다. 울산으로 들어오는 관광객들 중 영남알프스 케이블카와 대왕암공원 케이블카 모두를 타는 사람은 과연 몇명이 될까. 사업자와는 달리 자치단체는 항상 지역경제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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