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외국가 골프 대항전
美 12경기중 ‘10승1무’ 우세
단장·선수 겸업 타이거 우즈
안병훈·임성재 활약도 기대

▲ 안병훈(왼쪽부터), 임성재, 어니 엘스, 최경주. KPGA 제공

유럽을 제외한 세계 각국이 팀을 구성해 세계 골프 최강국 미국에 맞서는 대륙간 골프 대항전 프레지던츠컵이 오는 12일부터 호주 멜버른의 로열 멜버른 골프클럽에서 나흘 동안 열린다.

미국-유럽 대항전인 라이더컵이 열리지 않는 해에 치러지는 프레지던츠컵은 지금까지 12차례 열려 미국이 10번 우승하고 한번 무승부, 한번 패할 만큼 미국의 절대 우세였다.

올해도 미국은 인터내셔널 팀에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크게 앞선다.

단장과 선수를 겸하는 타이거 우즈(미국)를 비롯해 더스틴 존슨, 저스틴 토머스, 잰더 쇼플리, 맷 쿠처, 웨브 심프슨, 패트릭 캔틀레이, 브라이슨 디섐보, 게리 우들랜드, 토니 피나우, 패트릭 리드, 리키 파울러 등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스타 군단이다.

미국팀 5명은 세계랭킹 10걸에 포함됐고, 파울러(22위) 한명을 빼고 전원이 세계랭킹 20위 이내에 포진했다.

인터내셔널 팀에서는 18위 애덤 스콧(호주)과 20위 루이스 우스트히즌(남아공) 단 두 명이 세계랭킹 2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미국팀에서 가장 처지는 파울러를 앞선 선수는 세계 21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를 포함해 3명에 불과하다.

미국팀에는 메이저 챔피언이 6명(우즈, 존슨, 토머스, 심프슨, 우들랜드, 리드)이나 버티고 있지만 인터내셔널팀에는 2명(스콧, 우스트히즌) 뿐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고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게 단체전이다.

특히 올해 대회 장소 로열 멜버른 골프클럽은 1998년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 팀에 유일한 우승을 안긴 ‘약속의 땅’이다.

미국에서 비행시간만 20시간이 넘고, 북반구는 겨울이지만 한낮 기온이 30℃를 훌쩍 넘기는 남반구의 여름 날씨는 세계 최정상급으로 구성된 미국팀에게도 장애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이 프레지던츠컵에서 이겨보지 못한 두차례 악몽은 이동 거리가 멀고, 기후가 생소한 남반구에서 열린 대회에서 겪었다. 미국은 남아공에서 치른 2003년 대회에서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워터 해저드가 없는 대신, 황량한 웨이스트 에어리어와 벙커로 둘러싸인 로열 멜버른 골프클럽의 독특한 코스 환경도 미국팀에는 부담스럽다.

이번 대회에서 승패를 떠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단장과 선수를 겸한 우즈의 활약이다.

프레지던츠컵에서 단장이 선수를 겸한 것은 1994년 헤일 어윈(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그만큼 드문 일이다.

우즈는 올해 마스터스를 제패하고 투어 82번째 우승을 거둬 화려하게 재기하자 프레지던츠컵 단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도 선수로 뛰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라이더컵에서 4전 전패를 당한 수모를 이번에 씻어내겠다는 각오다. 우즈의 1인2역이 어떤 결말을 낼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한국 골프 팬은 부단장 최경주(49)의 역할과 안병훈(28), 임성재(21) ‘코리안 듀오’의 활약에 눈길이 쏠린다. 안병훈과 임성재는 인터내셔널 팀 단장 어니 엘스(남아공)의 기대를 받고 있다.

9일 연습 라운드에서도 엘스 단장은 임성재를 따라다니며 샷을 점검했다.

사실상 인터내셔널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제이슨 데이(호주)가 부상으로 낙마하자 엘스 단장은 지체 없이 안병훈을 대체 선수로 지목했다. 그만큼 안병훈의 볼스트라이킹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최경주는 안병훈과 임성재뿐 아니라 마쓰야마, 판정쭝(대만), 리하오퉁(중국) 등 아시아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와 전력 분석을 책임졌다.

아시아 선수들이 인터내셔널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최경주의 역할은 ‘어게인 1998년’의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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