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월8~9일 울산문예회관 무대에 올려진 뮤지컬 ‘외솔’.

공연 7년차 전국 도약 시점서
울산시 지원 사업비 전액 삭감
“예산지원 공모요강 약속 어겨”
공연주체 외솔컴퍼니 해명 요구
문화재단 “자세한 내막 몰라”

울산에서 만들어진 창작뮤지컬 ‘외솔’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된다.

공연 시작 7년 차, 전국 도약을 앞둔 상황에서 시 보조금 전액이 삭감되며 또다시 주저앉을 처지에 놓이게 됐다.

울산시로부터 사업비를 지원받아 공연 사업을 추진해 온 울산문화재단은 사업비 전액이 삭감 된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면서 그 내막에 대한 궁금증은 커져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외솔’을 직접 기획·제작해 온 울산지역 민간 기획사를 비롯해 외솔회 관계자 등 ‘뮤지컬 외솔 자문위원회’는 14일 긴급 회의를 갖고 향후 대책에 들어갔다.

뮤지컬 ‘외솔’은 울산의 인물을 주제로 전국발 창작공연 추진의 필요성에 따라 7년 전 시작됐다. 울산시는 지역 민간 기획사인 외솔뮤지컬컴퍼니에 의뢰 해 제작기획 및 진행을 맡겼다. 공연 내용 속에는 울산출신 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외솔 최현배의 삶과 영화 ‘말모이’로 널리 알려진 외솔의 우리말사전 편찬과정이 춤과 노래로 담겨있다.

하지만 울산시는 지난해 돌연 외솔뮤지컬컴퍼니의 뮤지컬 공연을 중단시키고 뮤지컬 공연사업 전담인력이 전무한 울산문화재단으로 해당 사업을 이관했다.

이후 공연 인력이 없는 울산문화재단은 부득이 외솔 선생의 일대기를 조명하는 새로운 뮤지컬 사업을 수행 할 공연 단체를 선정하겠다며 전국 단위로 공모를 진행했다.

희망단체를 받고보니 기존에 공연을 추진해 온 외솔뮤지컬컴퍼니를 비롯해 총 3개 단체가 참여했다.

1차 서류 및 PT 및 외부전문가 심의를 진행한 결과 최종 선정단체는 기존의 외솔뮤지컬컴퍼니로 귀결됐으며 그 결과 뮤지컬 ‘외솔’은 지난해 10월 두 차례에 걸쳐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 올려졌다.

그런데 울산문화재단은 올해 또다시 외솔뮤지컬컴퍼니에 더이상 뮤지컬 공연을 맡길 수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3년 간 5억원씩 연속 지원하겠다던 애초의 공모 요강과 다르다며 컴퍼니 측이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울산문화재단(문화사업팀) 측은 “지난해 2020년도 사업비를 올리는 과정에서 재단은 해당 사업비를 신청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울산시(문화예술과) 차원에서 전액 삭감한 것으로 안다. 자세한 내막은 우리도 잘 모른다”고만 밝혔다.

울산시(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연초 인사로 인해 담당자가 교체 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외솔’은 해마다 개최되는 한글문화예술제 등 외솔과 관련해 연계행사가 이미 진행되고 있고, 문화재단 역시 인력에 비해 사업이 너무 방대하다고 판단한 듯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뮤지컬 ‘외솔’을 본 관람단의 평가는 대체로 지역의 한계를 벗어나 전국단위로 발전가능성이 충분하다는데 방점이 찍힌다.

게다가 ‘외솔’은 2018년도 대구뮤지컬페스티벌에서 작품상과 2019년도 울산춘포문화상을 받았다.

뮤지컬 등의 공연체험을 통해 지역인물에 대해 학습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4월 개관예정인 울산시학생문화회관 기획프로그램 공모에도 이미 선정됐다.

이날 한 뮤지컬 외솔 자문위원은 “뮤지컬은 수년씩 누적된 경험과 실적으로 성장한다. 수순을 착실히 밟으며 좋은 평가를 받아온 작품이 중단된 이유를 명확히 알지못하기에 재단과 울산시에 공식적인 답변을 요청하고, 가능하다면 울산시장과의 면담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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