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 중대형 상가 공실률
지난해 3분기 기준 8.8%
2년 전보다 2배 이상 상승
북·동구 주요상권 더 심각
임대수입 건물가 측정기준
건물주 임대료 인하 꺼려

▲ 울산경기가 장기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울산 최대 상권인 남구 삼산동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이 2년새 2배 이상 상승했다. 16일 삼산동의 한 상가에 점포임대 현수막이 붙어져 있다.

울산의 중심상권으로 ‘불패신화’를 자랑하던 남구 삼산상권의 불빛이 점차 꺼지고 있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제조업 기반의 울산경기가 장기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2년새 삼산동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이 2배 이상 상승하는 등 지역 주요 상권의 빈점포가 속출하고 있다.

16일 남구 삼산동 일대에는 예년보다 부쩍 많아진 ‘점포임대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롯데백화점 인근에 위치한 3층 상가는 1층을 제외한 2~3층에 모두 ‘점포 임대’ 현수막이 붙어있고, 인근의 4층짜리 신축 상가도 2~3층이 모두 임대매물로 나오는 등 건물의 절반이 비어있는 경우도 많았다.

중대형 상가의 빈점포가 늘어나는 만큼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장기매물로 나오는 상가의 비중도 많아졌다.

삼산동 중심 상권에 위치한 한 건물의 2층 점포에는 ‘여름휴가로 당분간 영업을 쉽니다’라는 안내문이 여름을 지나 한겨울인 지금까지 붙어있다.

 

상가 관계자는 “2층 점포가 빈 지 6개월 정도 되어가는데 새로 들어올 사람을 구하지 못해 계속 비워져 있다”며 “울산경기가 한창 좋을 때만 하더라도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기도 전에 새로운 임차인이 나서 빈점포가 나올 일이 없었는데, 최근에는 주변에 이런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코시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울산 삼산동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8.8%로, 2년 전인 2017년 4분기 4.1%에 비해 두배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산동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은 1.8%에서 지난해 3분기 0.6%로 낮아진 것에 비하면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 상승이 두드러진 것이다.

구·군별 현황을 보면 북구와 동구지역 주요상권의 공실률은 더욱 심각하다.

울산 북구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2017년 4분기 5.6%에서 2019년 3분기 17.2%로, 동구 전하동은 5.5%에서 17.0%로 각각 3배 이상 늘어났다. 이 외에도 중구 성남옥교동(15.6%→20.9%), 남구 신정동(24.2%→35.1%) 등 울산 주요상권의 공실률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울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년 전 11.3%에서 17.0%로 뛰어올랐다.

이처럼 울산 주요상권들에서 빈점포가 속출하고 있지만, 건물주들이 건물가격을 이유로 쉽사리 임대료를 낮추지 못하면서 공실률은 높아만 지고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임대수입이 건물가격을 측정하는 기준으로 작용하다 보니 임대인 입장에서 임대료를 낮추느니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몇달 점포를 비워놓는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워낙에 점포가 안 나가다보니 임대료를 낮추거나, 일정기간 임대료를 면제 혹은 할인해주는 ‘렌트프리’ 형식으로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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