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거주자 총소비 대비 소비 순유출액 비율이 49.5%로 나타났다. 서울을 뺀 전국 16개 광역단체 중 울산이 가장 높았다. 울산시민들 가운데 절반은 울산에서 돈을 벌어 울산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는 지역경제를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다. 그런데 이 소비가 울산에서 이뤄지지 않고 인근 도시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울산 경제의 흐름이 선순환적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는 또 선순환적인 지역내 경제구조가 아직 튼튼하게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발표한 ‘울산지역 가계 소비 유출입 현황 및 특징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울산의 부(富)가 가장 많이 유출되고 있는 곳은 바로 인근의 부산, 경남지역이다. 울산시민들은 울산에서 돈을 벌어 주로 부산과 경남에서 쓰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민들이 벌어들인 돈을 울산에서 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울산본부는 3가지 원인으로 요약했다. 첫번째는 유통업 관련 인프라 부족, 두번째는 관광산업과 외식산업의 낮은 경쟁력, 세번째는 전문 의료서비스 부족 등이다.

반대로 울산으로 들어오는 소비유입률은 14.9%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그 중에서도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울산으로 유입되는 소비유입률이 가장 낮았다. 또 가장 저조한 유입항목은 유통업, 요식업, 여행 등이었다. 다시 말하면 서울, 경기 등의 소비는 울산으로 잘 유입되지 않고, 유입된다하더라도 유통업, 요식업, 여행 등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울산의 소비유출액은 갈수록 커지는데 울산의 소비유입액은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울산의 3대 주력산업이 점점 위축돼 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소비시장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중소 상인들의 삶이 그만큼 고단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울산은 최악의 악순환의 고리에 걸려들 수도 있다.

지역경제가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지 않도록 물꼬를 잡아가는 것이 지방정부의 역할이다. 그런데 울산은 광역시 승격 후 지금까지 한번도 유통, 관광, 외식, 여행 등에 있어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다. 울산의 선순환 경제구조를 튼튼하게 하려면 울산시의 치밀한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세금만 퍼부면서 치적을 쌓는 그런 전략으로는 부산과 경남을 이길 수 없다. 소비시장을 확대하는 유통·관광·외식·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해 소비유입액을 늘리고 소비유출액을 줄이는 특단의 전략이 필요하다. 소비유출입의 정상화 없이는 울산경제가 악순환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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