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4번째 확진자 A(여·61)씨는 지난 23일 중구와 동구 선별진료소를 차례로 방문해 진단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 뒤 보건교육과 함께 보건소로부터 외출자제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A씨는 이를 어기고 다음날인 24일 집 근처 교회에 새벽 기도를 다녀온 뒤 방앗간과 방어진농협 ATM기를 이용한 것은 물론 25일 새벽에도 다시 교회에 새벽기도를 갔다. A씨가 확진 통보를 받은 건 이날 새벽기도를 다녀온 뒤다.

 울산 3번째 확진자 B(28)씨 역시 지난 22일 창원시 보건소를 방문해 검체를 체취한 뒤 창원에서 머물며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대신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외버스를 타고 울산으로 돌아왔다.

 울산에서도 나흘 사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한 가운데 검역당국의 외출자제 요청을 무시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지역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A씨의 경우 동구보건소가 초기 역학조사를 할 당시 교회에 갔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아 해당 교회가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가 뒤늦게 25일 교회를 다녀왔다고 밝혀 추가됐다.

 A씨가 새벽 기도를 다녀온 것으로 전해진 남목교회에 따르면 A씨는 24일과 25일 양일 새벽기도에 참가했다. A씨를 포함해 참가 인원은 28명 내외로, 참가자는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참가 인원은 거의 비슷하다는게 교회의 설명이다.

 다만 교회 측은 신종코로나 사태 이후에 지하 예배당이 아닌 넓은 강당에서 새벽 기도를 진행해서 확진자하고 가까이 있던 사람 1~2명 내외로 파악중이라고 밝혔다. 동구보건소는 교회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까지 포함해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다.

 동구 관계자는 “A씨가 처음엔 교회에 간 적 없다고 했다가 후에 진술이 바뀌었다. 지금도 본인이 헷갈려 하는 탓에 진술이 계속 바뀌어서 동선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A씨의 경우 A씨와 딸 둘 다 검사를 받긴 했으나 확진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자가격리 대상이 아니었다. 그래도 최대한 외출 자제를 요청했는데 지켜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자가격리·외출자제 대상자들의 격리 권고 무시 사례들이 잇따르면서 엄중히 대응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종코로나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으려면 검사를 받은 대상자들이 외출 자제나 자가격리 등의 검역당국의 지시를 따르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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