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기준 865명 전주比 6분의 1로

상위 10편 좌석판매율 3.5%에 불과

극장들 상영관·상영횟수 점차 줄여

사태 장기화땐 영화계 충격파 우려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4일 울산지역 극장을 찾은 관객은 총 865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 여파로 인해 한산한 영화관 내부 모습. 연합뉴스
지난 주말 울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일주일 사이 지역내 극장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24일에는 울산 전체 영화관에 총 865명의 관객이 다녀가는 등 하루 관객수 집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4일 울산지역 극장을 찾은 관객은 총 865명이었다. 지난 17일에는 4943명이 다녀가는 등 비교적 극장을 찾지 않는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4000명대는 꾸준히 유지해왔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관객이 6분의 1로 급감했다. 2015년 메르스 유행시기에도 이 정도로 관객수가 급감하지는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역 극장들은 상영관과 상영횟수를 점차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울산CGV삼산점 관계자는 “울산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관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극장내 방역과 위생관리에 매우 신경쓰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스오피스 순위 자체도 큰 의미가 없어졌다. 1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들’은 전날 2만2911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쳤다. 개봉 6일째 1위 자리를 지켰지만, 누적 관객은 아직 40만명을 넘기지 못했다.

2위와 3위에 오른 ‘1917’과 ‘정직한 후보’도 각각 2만명을 밑돌았고, ‘작은 아씨들’ ‘클로젯’ ‘기생충’ 등 나머지 10위권 작품도 각각 1만명이 채 안 된다.

상위 10편의 평균 좌석 판매율은 3.5%에 불과하다. 영화에 배정된 좌석 100석 중 3석 정도만 팔렸다는 의미로, 사실상 텅 빈 극장이 돌아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사냥의 시간’ ‘온 워드: 단 하루의 기적’ ‘후쿠오카’ ‘이장’ ‘밥정’ ‘결백’ ‘기생충’ 흑백판, ‘콜’ 등 개봉 예정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연기했다.

극장들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 영화 산업 전체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극장 매출은 1조9140억원으로, 전체 영화산업 매출의 76.3%를 차지했다.

극장들은 특히 관객의 영화관람 패턴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도 우려한다. 극장 관람을 기피하고, 안방에서 VOD(주문형비디오)나 OTT(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등을 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여가생활로 정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극장 관계자는 “지금처럼 사람들이 집에서 나오기 싫어하는 패턴이 굳어지면 극장에도 장기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세계 최대 OTT 업체인 넷플릭스는 이날부터 ‘오늘 한국의 톱 10 콘텐츠’를 비롯해 ‘오늘 한국의 톱 10 영화’ ‘오늘 한국의 톱 10 TV 프로그램’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국내 넷플릭스 사용자들이 즐겨 시청하는 최신 트렌드를 매일 공개해 가입자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넷플릭스 프로덕트 혁신 담당 캐머런 존슨은 “회원들 각자가 다양한 취향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즐겨 보는 작품, 즉 사회적으로 큰 화제가 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궁금해한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일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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