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번 확진자 신천지 연관

관련 시설·명단 파악 안돼

확진자 개별행동 오늘 고비

확보된 지역 음압병상 소진

악화땐 역학조사도 못할판

▲ 울산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4명으로 늘어나면서 음압격리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25일 울산대학교에 마련된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에서 보호복을 착용한 의료진들이 근무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울산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새 2배로 뛰는 등 확산세가 뚜렷하다. 울산 확진자 4명 모두가 신천지 교인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것으로 확인된덴다, 밀접 접촉자까지 크게 늘면서 시민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울산시가 총력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신종코로나의 전염력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추가 집단 확진자 발생시 울산의 관리권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울산시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추가로 확인된 울산 3·4번 확진자 모두 신천지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 역학조사 결과 3번 확진자는 지난 16일 무거동 신천지울산교회 예배에 참석해 1번 환자에게 전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2번 확진자와 감염경로가 동일하다. 당시 예배에 참석한 인원은 총 234명이다. 4번 확진자는 경북 경산에 있는 딸에게 전염됐다. 딸은 최근 만난 신천지 교인에게서 바이러스가 옮은 것으로 확인됐다. 딸은 1년6개월전까지 신천지 신도였다. 2번 확진자와 지난 18일 신천지 울산교육센터에서 강의를 들은 94명 중 6명에게서 이상 증세가 있고, 4명은 감염증 검사를 받고 있다. 결과는 26일 오전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1번 환자와 지난 16일 예배에서 참석한 233명 중 1명도 검사 중이다. 3번 환자 또한 밀접접촉자가 있어 낙관할 수 없다. 무엇보다 문제는 4번 확진자다. 그는 지난 23일 오전 10시 몸살기운과 콧물, 발열(37.4℃)증세를 느껴, 이날 오후 1시30분에 택시로 동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도착해 검체를 채취했다. 보건소 관계자가 다중이용시설은 이용하지 말고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24일과 25일 이틀 연속 동구 남목교회의 새벽예배에 참석했다. 두번 모두 함께 예배를 본 신도는 27명이며, 담임목사 1명이 참여했다.

이처럼 신천지 교인과 관련해 확산세가 거세지만, 울산시의 행정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번 확진자 발생직후 요구된 4800명의 울산 신천지 명단조차 아직 확보 못했다. 울산 신천지 교회부속 시설 파악도 미흡하다. 당초 17개로 발표했지만, 18개로 수정한데 이어, 25일에는 20개로 정정했다. 이 수치마저도 확실한 수는 아니라는 게 울산시의 설명이다. 울산시는 25일에서야 신천지 교회시설 20곳에 대해 일시 폐쇄조치에 나섰다. 폐쇄 기간은 25일부터 3월9일까지 2주간이다. 추후 상황이 악화할 경우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가장 큰 문제는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다. 역학조사관, 음압병실, 의료진 등이 턱없이 부족해 울산시의 관리권이 붕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울산에 국가지정 음압병상은 울산대병원 5개 뿐이다. 확진자 4명이 나오면서 남은 병상은 1개뿐이다. 울산시는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 울산대병원 8병동 1인실 20개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마저도 감당이 안되면 지역 종합병원의 1인 병실을 모두 감염병 병실로 전환하겠다는 게 울산시의 복안이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의료계의 생각이다.

울산시는 최악의 경우, 확진자를 병원치료가 아닌 자가격리 방식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에 따르면 의료진도 부족하다. 울산 공중보건의는 21명이다. 치과와 한의사를 뺀 실제 가용한 공중보건의는 5명 뿐이다. 울산시는 현실적으로 상황이 더 악화되면 역학조사조차 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대구사태를 보면 정책을 수립하는게 매우 어렵다”며 “신종코로나의 확산이 전국적인 현상으로, 타 지자체에 도움을 요청할 수 없고, 결국 민간의료진의 도움없이는 대처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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