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학연 클러스터 개발도 난제 산적

▲ 혁신도시 내 클러스터 8지구 전경.

입주 45곳뿐…전국 하위권
업무부문 자동차 개발에 집중
유치대상 업종 이전 수요 낮아

지식산업센터 부지도 차질
8부지 의료타운 건립 추진중
법정다툼에 사태 장기화 전망
7부지도 2년여만에 입주 시작

대도시인근형 개발 한계
사무실·연구시설 등 유치하고
공장은 장현산단 활용 필요성

울산혁신도시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데는 산학연 클러스터가 활성화되지 않는 영향도 크다. 혁신도시를 지역발전의 거점으로 삼을 수 있는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이 더디고, 이전 공공기관과 연계한 신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일부 부지는 사기와 소송 등 법적 분쟁으로 비화된 상태다.

◇울산, 클러스터 입주기업 전국 최하위권

25일 울산시에 따르면 혁신도시 내 계획된 산학연 클러스터 부지는 총 9곳, 14만여㎡다. 이 중 2곳은 입주 여부 논의 단계로, 사실상 미분양 상태다.

클러스터 2-2부지에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입주 완료했고, 클러스터 4부지는 공공기관인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가 오는 7월께 착공을 앞두고 있다. 클러스터 5부지는 울산테크노파크, 6부지는 한국화학연구원이 입주를 마무리한 상태다. 반면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클러스터 2-1부지는 2만2000여㎡, 클러스터 9지구는 3만여㎡에 달한다. 혁신도시 전체 클러스터 부지가 14만여㎡임을 감안하면 미분양 부지가 약 35%에 달한다.

현재 산학연 클러스터 부지 내 입주 기업도 45곳에 불과하다. 2016년 15곳, 2017년 26곳, 2018년 30곳이 입주했다. 지식산업센터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경남은 434곳으로 가장 많고, 한전 등 이전 기관과 연계된 광주·전남이 278곳, 대구 148곳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수치다. 울산은 강원 45곳, 전북 40곳과 함께 전국에서도 하위권에 속한다.

입주기업들도 대부분이 자동차 개발 관련 업무에 집중돼 있어 지식산업센터 등 유치대상 업종의 이전 수요가 높지 않은 것으로 풀이다. 이전 공공기관의 유인력이 낮고, 정주여건 등을 고려하면 장점이 크게 없기 때문이다.

◇지식산업센터 7·8부지 입주 차질

유치업종이 지식산업센터로 돼있는 클러스터 7부지와 8부지는 더욱 문제다.

8부지는 지난 2018년 10월 지역 의료재단이 서동로터리 옆 2만2000여㎡에 1200병상 규모의 의료복합타운을 건립키로 하고 A개발과 계약을 맺어 부지를 사들였지만 1년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시세 차익으로 인한 투기 의혹, 사기로 인한 고소 등이 난무했다. 최근 의료재단이 업체를 상대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조사가 늦어지고 있다. 손해배상 등 민사소송도 남아있어 사태 장기화 가능성도 있다. 해당 업체는 중구를 통해 건축허가를 한 차례 취소한 뒤 지난해 다시 받아둔 상태지만 착공이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클러스터 7지구는 지식산업센터 입주를 반려해 벌어진 행정소송에서 최근 울산시가 패소하면서 늦었지만 입주가 시작되고 있다. 2018년 준공됐지만 2년여가 지난 최근에서야 입주가 시작된 거다. 중소기업들이 입주 가능한 440호 중 현재 50호 가량이 입주 신청을 했고 33호는 입주를 완료했다. 그렇지만 이 기간동안 많은 기업들이 입주를 포기하는 등 산학연 클러스터 활성화에 악영향을 끼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공장이나 상당 규모 제조시설 입주 ‘한계’

울산혁신도시는 대도시인근형 혁신도시로 개발돼 공장이나 상당 규모 이상 제조시설이 들어서기에는 한계가 있는 구조다. 울산혁신도시의 경우 특화발전분야를 ‘에너지기반 신산업’으로 칭하고 있는데 산학연 클러스터 부지 입주업체를 협소하게 정의하면 지식산업센터를 포함한 기업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울산혁신도시에 사무실이나 연구시설, 기업지원서비스업 등과 같은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유치 방향을 설정하고, 공장과 제조업 등은 인근 장현도시첨단산단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공간배치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한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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