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치현 시 ‘반구대’ 예서로 완성

4년전 교편 내려놓고 서예 매진

▲ 2020 반구대암각화서예대전 대상 수상자 이종준씨.
최근 열린 2020 반구대암각화서예대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이종준(66·울주군 범서읍) 씨. 25일은 원래 수상작 전시회와 시상식이 예정돼 있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 취소되고 말았다. 25일 울산시 남구 무거동 서실에서 평상시처럼 붓글씨를 쓰면서 섭섭한 마음을 달래고 있는 이씨를 만났다.

“젊은 시절 서예 입문해서 30년 넘게 배웠는데, 퇴임 이후로는 우보선생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예서를 새로 배웠습니다. 4년 정도 이렇게 매일 서실에 나오고 있어요.”

이씨는 지난 2017년 2월 옥산초등학교 교장으로 41년 교직생활에서 퇴임했다. 서실은 초등학교 바로 옆에 자리하는데, 퇴임을 준비하며 잠시 놓았던 서예에 다시 정진하게 되면서 거의 하루도 빠짐 없이 찾고있다.

그의 대상 작품은 목치현이 ‘반구대’를 시제로 쓴 글을 예서체로 완성한 것이다. 한문 서예의 고전과 전통의 미를 고스란히 담았고, 착실한 내공과 담대함이 돋보이는데다, 서예대전 취지를 잘 살린 시의적절한 작품으로 평가돼 심사위원단 전원의 합의로 대상을 받게됐다.

“‘예서’는 점획이 간결하고 부드럽습니다. 중국 진나라 때 천한 일 하는 노예라도 쉽게 익혀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이번 작품은 예서에 목간체를 살짝 섞은 겁니다.”

수많은 대회에서 수상 실적을 거뒀지만 대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만큼 애착이 크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서예로 얻게 되는 정신 건강과 수양의 묘미를 주변에 알리는데도 적극적이다.

“서예는 공부할 영역이 무궁무진합니다. 여든이든 아흔이든 쉼없이 정진할 수 있어 특히 좋아요. 서예의 묘미를 시민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죠.”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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