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자 주행라인서 의심車 선별

경각심 제고 vs 실효성 저하

지역 운전자들 반응 엇갈려

▲ 울산 경찰이 지난 24일 남구 삼산동 일대에서 S자 구조물을 설치해 음주 의심 차량을 선별하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 제공
신종코로나 사태로 대면접촉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이 도입한 일명 지그재그형(트랩형) 음주단속에 대해 음주운전 경각심 제고에 효과가 있다는 반응과 함께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5일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동안 음주단속을 벌인 결과 총 60건이 적발됐다. 이중 지그재그형 선별 단속을 통해서 총 12건이 적발됐다. 하루 평균 1건 꼴로 단속된 셈이다.

지그재그형 음주단속은 각 서별로 특정 장소에 인력과 장비를 배치, 안전경고등이나 콘라이트 등을 활용해 차로를 좁히거나 S자형으로 주행 라인을 만들어 서행을 유도, 이를 통해 급정거나 차로 이탈 등 음주 의심 차량을 선별해 단속하는 방식이다.

지난 24일 울산에서는 각 경찰서별로 단속을 진행했다. 30m 가량 길이, 너비는 화물차 한 대가 지나갈 정도로 구조물을 설치했다. 경찰은 멈칫하거나 골목으로 들어가는 차량을 전방에서 세우는 방식을 중심으로 단속을 진행했다.

중구 태화초등학교 앞에서만 2건이 적발됐다. 적발된 운전자들은 구조물 통과 전 갑자기 서거나 비틀거리는 등 음주 의심 차량 선별 과정에서 추려졌다.

지역 운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제 단속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음주운전 경각심 제고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의견이 대체적이고 술을 안 마시면 통과하기는 어렵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다. 다만 단속율이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지침이나 S자를 어렵게 하는 등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지그재그형 단속을 위한 설치 구조물의 간격, 단속 과정에서 의심 운전자를 선별하는 명확한 기준과 지침은 없다면서 일반 승용차 차량 폭이 통상 3m 정도 되는 점을 고려, 버스나 화물차도 통과해야 해 폭을 3~5m로 단속 현장의 실정에 맞게 다양하게 설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운전자들은 S자가 완만하다거나 S자가 아닌 직진 형태로 구조물이 설치되는 등 엉성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또 갑자기 멈춰서거나 비틀거리는 차량을 대상으로 음주 의심 차량을 선별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복불복에 가까운 형태여서 단속 효과에 물음표를 붙이는 운전자들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의심 운전 차량을 발견하면 우선 내리지 못하게 한 뒤 창문을 약간 내리게 해서 술 냄새가 나는지 확인하거나, 실내등을 켜 얼굴을 확인하는 방식을 통해 음주운전자를 선별하고 있다”면서 “음주운전은 언제든지 적발될 수 있으니 절대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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