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집단감염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학을 강행하기는 어렵다. 학습권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명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학교는 집단감염의 우려가 가장 높은 곳이기 때문에 당연히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다소 누그러지기는 했으나 해외유입과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온라인 개학의 파장도 걱정스럽다.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는 개학으로 학생들의 학습권을 다소 회복할 수 있겠으나 ‘돌봄의 가중’과 ‘스마트기기로 인한 교육격차 심화’ 등 또다른 사회적 혼란이 더욱 가중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겨울방학을 시작으로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않는 기간이 벌써 몇달째 계속되자 돌봄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많은 맞벌이부부들에게 온라인개학은 한층 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저학년 아이를 둔 부모들은 하루종일 아이들과 함께 온라인 수업에 매달려야 할 지도 모를 일이다. 온라인 강의 경험이 없는 교사들도 또다른 부담을 느낄 것이다. 교육의 질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스마트기기를 보유하지 않은 학생들이다. 울산교육청에 따르면 울산지역 249개 학교 13만1296명의 학생 가운데 4240명(3.22%)이 컴퓨터나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대여를 원하는 학생은 3513명(2.67%)이고 인터넷망이 필요하다는 학생은 2039명(1.55%)에 이른다. 교육청은 각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스마트기기를 대여해주고 인터넷망도 지원할 계획이며 ‘거리두기’를 전제로 학교 컴퓨터실도 활용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소외계층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다. 스마트기기가 없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스마트기기의 수준이나 사용능력에서도 격차가 예상된다. 자막·수어·점자 등을 제공한다고는 하지만 장애인과 다문화학생 등에 대한 소외도 우려된다. 온라인 개학까지는 9~20일 남아 있다. 경험이 전혀 없는 새로운 도전이므로 우선 교육계의 철저한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사와 학생·학부모를 비롯한 사회 구성원들의 관심과 협조도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