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에 이어 롯데케미칼도 일부 공정 중단 검토

석유화학업계 경쟁력 약화 우려·사업재편 본격화 관측도

SK종합화학에 이어 롯데케미칼도 울산공장 일부 공정을 가동 중단키로 해 석유화학업계의 경쟁력 약화 우려는 물론 전반적인 사업재편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황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복합 악재를 맞은 석유화학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롯데케미칼은 울산공장 고순도테레프탈산(PTA) 공정의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울산공장 파라자일렌(PX) 공정은 가동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PTA 가동 중단과 PX 가동률 하향에 따라 해당 공정에서 근무하는 일부 인력은 여수·대산공장으로 전환 배치할 예정이다. 사업구조가 PIA(고순도이소프탈산)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관계자는 “PIA원료인 메타자일렌(MeX) 증설 작업을 마무리하고 올 1월 가동에 들어가 생산능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수공장과 대산공장에서는 산화에틸렌유도체(EOA) 증설, GS에너지와 합작한 롯데GS화학 공장 설립, 중질유·나프타분해시설(HPC) 등 신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업계는 롯데케미칼의 사업재편에 대해 중국의 PTA·PX 설비를 대규모로 증설 등에 따른 업황 불황과 최근의 코로나, 대산공장 폭발사고 여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 측은 “PTA 수익성 악화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효율화를 하는 차원”이라며 “희망퇴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정유·화학업계에서는 기존 사업중단,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이 신종코로나를 계기로 잇따르고 있다.

앞서 SK종합화학은 SK울산콤플렉스 내 나프타분해(NCC) 공정을 12월부터, 합성고무제조공정(EPDM)은 2분기 안에 가동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SK종합화학의 NCC공장은 대한석유공사 시절인 1972년 국내 최초로 상업 가동을 시작한 시설이다. 가동 중단으로 한국 석유화학산업의 효시가 4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유가 하락이 원가 절감으로 이어져 마진이 개선했으나 신종코로나 영향을 받는 현재는 제품이 팔리지 않아 유가 하락 효과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정유업계에 이어 화학업계도 한계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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