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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교사’ 아쉬운 그시절 민원]민원에 밀려 좌초…주민들 뒤늦은 후회(4)백운산 골프장 조성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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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04  21: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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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울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울산시청에서 백운산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스크린 골프의 보급으로 더 이상 골프는 귀족 스포츠가 아닌 대중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북구 강동관광지구 내 골프장 조성이 시작됐고, 울주군 삼동면과 온양읍 일원에도 골프장 조성이 추진되는 등 지역 내 골프장 건립 추진이 잇따르고 있다.

사업장 인근 주민들은 골프장 조성으로 인한 환경 파괴를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데, 이는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변화다. 2005년 계획 단계에서 좌초된 백운산 골프장 조성 사업을 살펴본다.

두서면 인보리 산 192-1 일원
153만1034㎡ 부지…27홀 추진
상수원 오염우려·경관훼손 등
시민·종교단체 70여곳 ‘반대’
도시계획위도 반려 결국 무산
건립 백지화로 마을 발전 지연
세수·고용창출도 무산 아쉬움


◇사업 추진 알려지며 주민·시민단체 반발

영남알프스 컨트리클럽(주)은 지난 2005년 울산 울주군 두서면 인보리 산 192-1 일원 153만1034㎡ 부지에 27홀 규모 골프장 조성을 추진했다. 300실 규모 콘도와 눈썰매장도 함께 건설하겠다는 사업신청서를 군에 제출했다.

골프장 조성 예정지는 해발 893m인 백운산 자락 중턱 해발 500m 지점이었다. 당시 엄창섭 울주군수는 ‘아름다운 산악 속에 고급 위락시설이 들어서 휴양지로 입지가 뛰어나고 경제 가치도 높다’고 판단해 사업을 적극 지원했다.

사업 예정지는 도시계기본계획 상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된 구역으로 이를 해제해야 사업화가 가능했다. 군은 울산시에 공원 해제 및 관광휴양 개발 진흥지구 신청을 검토했고, 이 단계에서 골프장 조성 계획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반발이 시작됐다.

울산환경운동연합 등은 대곡댐 최상류 인근에 골프장을 조성할 경우 농약이 배출돼 상수원이 오염될 우려가 있다며, 인근 선필마을 주민들은 청정마을 이미지가 훼손된다는 등의 이유로 사업을 반대했다.

영남알프스 컨트리클럽은 환경영향평가 협의 및 허가 절차에 앞서 진입도로를 개설하고 골프장에서 발생하는 배출수를 형산강 방면으로 돌린다는 계획을 수립한 상태였다.

파장이 확산되며 시민·종교단체를 포함해 총 70여개 단체가 반대 목소리를 높였고, 백운산 골프장 건립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도 구성됐다.

반발이 심해지자 울산시는 군이 상정한 도시기본 변경안이 법적인 문제는 물론 시민정서에 부합하지 않아 골프장이 들어서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도시기본변경안을 반려했고, 결국 사업은 무산됐다.



◇부족한 골프장에 지역민 소비 유출 잇따라

영남알스프 컨트리클럽이 백운산 골프장 조성을 추진할 즈음, 삼동면 일원에도 골프장 조성 움직임이 있었다. 올해로 개장 16년을 맞는 보라CC였다.

보라CC 역시 공업용수 및 생활용수댐인 대암댐 인근에 위치해 있어 백운산 골프장과 유사한 조건이었다. 댐과의 실제 거리는 약 4㎞로, 대곡댐과 약 7㎞ 거리인 백운산 골프장보다 오히려 더 가까웠다.

그러나 사업은 추진돼 골프장이 들어섰고, 보라CC는 지난해 울산 골프장 최초로 KLPGA투어를 유치하는 등 명문 골프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백운산 골프장 조성사업이 좌초된 것은 사실상 민원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는 군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타당성 용역을 의뢰한 뒤 공청회, 시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을 거쳐 사업 추진 허용을 판단하게 된다. 그러나 사업계획서 제출 후 채 4개월이 지나기 전에 시가 도시기본변경 요구안을 반려했다는 것은, 충실한 검토가 있었다기 보다 반대 민원에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15년이 지난 현재, 당시 사업을 반대했던 상당수 주민들은 사업 무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당시 청정마을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반대했지만 이제 와 생각하면 골프장 조성 무산으로 마을 발전만 늦춰졌다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주민은 “솔직히 지금 같으면 골프장이 큰 오염원이 아닌 것을 다들 알고 있지만 그때는 농약 덩어리를 배출하는 것처럼 보여서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며 “골프장이 들어섰으면 두서면이 이렇게까지 낙후된 채 남아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재경 선필마을 이장은 “만약 지금 골프장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면 크게 반대는 안할 것 같다. 골프장 조성 반대를 후회하는 주민들도 다소 있다”며 “그때 골프장이 생겼다면 마을 주변 도로도 10년 이상 빨리 생겼을 것이고, 식당 등이 들어서면서 골프장 아래 동네는 먹고 살기가 좋아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 무산으로 인한 세수 감소는 개장에 따른 취득세 100억원, 이후 매년 재산세 20억~30억원으로 약 500억원대에 달한다. 수백 명 수준의 주민 고용 창출도 무산됐다.

세수나 고용 창출 무산보다 뼈아픈 것은 지역 소비 유출이다. 현재 울산 관내 정규 골프장은 보라CC와 울산CC, 더골프클럽 등 3곳에 불과하다. 울산 골퍼들은 골프장을 찾아 인근 경주, 양산, 부산은 물론 청도나 포항까지 원정 라운드를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춘봉기자

경상일보, KS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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