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학, 숲 Wood, 193×300㎝, 캔버스에 아크릴, 2011.

김종학 화가(1937~)의 60년 화업 회고전이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현대미술작가 조명전’의 세 번째다. 김종학의 회화와 판화, 드로잉 작품 뿐 아니라 작가에게 창작의 영감이었던 조선시대 목가구와 민예품 등 210여점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

‘꽃의 화가’ 또는 ‘설악의 화가’로 알려져 있는 그는 팔순을 넘어선 지난해 프랑스 슈퍼갤러리 페로탕에서 개인전을 열면서, 국제적인 평가의 대상에 올랐다. 전통에 뿌리를 두고 그것을 현대적인 미의식으로 끌어내었다는 점에서 그의 예술적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전시장은 총 7가지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규모에서나 내용에서나 역대급이다. ‘코로나19 시즌’에 개최되는 한국 최고의 전시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part1 ‘전통과 아방가르드’에서는 1960년대의 추상회화와 1970년대 도쿄 시절의 작품, 뉴욕시절의 구상회화를 한자리에 모았다. part2 ‘신新-산山.수水.화花’는 글자 그대로 산과 물과 꽃을 새롭게 해석해낸 작품들인데, 이 시기 설악의 시대가 열리고 삶의 무대가 변함과 함께 작품의 양식 또한 전환기를 맞이한다. part3 ‘법고창신(法古創新)의 길’에서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뜻을 펼친 작가로의 위상이 드러난다. part4 ‘자연의 골격-진경(眞景)’에서는 그의 겨울 산이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에 맥이 닿아있음을 보여준다. part5 ‘기운생동(氣韻生動)으로’는 팔순 화가의 신작들이다. 관객을 압도하는 대형작품들에서 무한 에너지를 느끼게 된다. part6 ‘창작의 영감: 김종학 콜렉’에서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고미술 수집을 통해 안목을 키우고, 전통적 미감을 체득해 왔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part7 ‘쉼 없는 탐구’에서는 작가가 초기 6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마다 어떠한 점에 주목하고 모색하였는지를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전시회는 6월21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사전예약제로 진행된다. 아쉽지만 도록은 이미 품절이라고 하니, 작품을 마음에 잘 담아오기를 바란다.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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