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장 배분문제 합의 실패
1987년 민주화 이후 첫 사례
통합당 “일당독재·의회독재”
정의당도 ‘일당 독식’ 비판
울산시의회 지도부도 與 독식

▲ 자료사진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이 과반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독점 체제로 마무리됐다. 문재인 정부 임기 3년1개월을 맞이한 상황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국회 지도부와 울산시의회 지도부까지 장악함으로써 국정운영에 ‘완전한 책임쪽’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따라 제1야당인 통합당은 국회와 지방의회의 압도적 우위에 밀려 견제구도에 차질을 빚게 됐다.

국회 과반 정당이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차지한 것은 1985년 구성된 12대 국회 이후 35년 만이며, 87년 민주화 이후 첫 사례다.

21대 국회는 사실상 단독 개원 및 상임위원장 선출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출발하게 됐다.

여야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원 구성 최종 협상에 나섰지만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에서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따라 박 의장은 29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지난 15일 선출된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해 6개 상임위원장과 여야 국회 부의장 합의가 필요한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장 전부였다.

통합당 의원 103명 전원과 정의당 6명, 국민의당 3명, 통합당 출신 무소속 의원 4명을 포함해 총 116명이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의 우군인 정의당 마저 일당 독식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과 군소 범여권 정당만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운영위원장에 김태년, 정무위원장 윤관석, 교육위원장 유기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박광온, 행정안전위원장 서영교,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도종환 의원이 선출됐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에 이개호, 환경노동위원장 송옥주, 국토교통위원장 진선미, 여성가족위원장 정춘숙,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정성호 의원이 선출됐다.

통합당 몫 상임위원 명단은 박 의장이 강제 배정했다. 통합당이 원 구성에 반발해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의장은 “국민과 기업의 절박한 호소를 더 외면할 수 없어 오늘 원 구성을 마치기로 했다. 의장과 여야 모두 국민과 역사의 두려운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양당은 원 구성 파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렸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기다리고 참고 협상하며 상당한 시간을 보냈는데 통합당이 끝내 거부했다. 집권여당으로서 책임국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킬 시간이 왔다”고 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늘로 대한민국 국회는 사실상 없어졌고 일당독재, 의회독재가 시작됐다”며 “민주당은 실질적으로는 독주하면서 우리를 들러리로 세우려고 했다”고 반박했다.

울산시의회 역시 다수당인 민주당이 의장과 1·2부의장, 상임위원장 5석 등 총 8석의 의장단 중 2부의장 1석을 제외한 7석을 자당 소속으로 선출한 상태다. 의석 비율로 보면 통합당은 1.8석에 대한 의장단 지분을 요구할 수 있고, 전반기엔 2석(2부의장, 교육위원장)을 차지한 바 있다. 통합당은 전반기와 같이 상임위원장 1석을 추가 배분하지 않으면 2부의장도 포기한다는 입장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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