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 산업계 적신호

납품일정 불규칙 경영난 가중

생산물량 전년比 약 70% 감소

현대車 대출형 지원펀드 조성

정부도 車부품산업 중점 지원

▲ 자료사진
“적자는 쌓여가고 갈수록 힘듭니다.”

#울산 북구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 A사는 직원 40여명이 근무중으로 지난 5월부터 정부 고용안정지원금을 신청했다. 직원들이 돌아가며 휴직중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A사 대표는 “원청에 대한 납품일정이 불규칙하고 물량도 감소한 상황이다. 고용지원금으로 올해까진 버티겠지만,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 이상은 한계다”고 경영난을 호소했다.

#현대자동차에 물량을 공급하는 화물업계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에 납품을 하는 화물운송업체 소속 B씨의 경우 기존에 평일 낮 기준 8건의 운송을 맡았지만, 최근 하루 3~4건으로 물량이 반절 이상 감소했다. B씨는 “자동차 생산라인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어떤 날은 일하는 시간보다 대기 시간 길어졌다”며 “주야로 기사와 교대로 근무중인데 지난달부터 기사 월급을 주고나면 남는게 없다. 물량이 하도 줄어들어 혼자 주야간을 감당해야 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자동차 해외 수출 감소 등으로 휴업 및 생산량 축소되면서 지역 협력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중소기업들의 줄도산 우려가 커지면서 울산 산업계에 ‘적색경보’가 들어왔다.

북구 매곡산업단지에 위치한 자동차 내장부품 업체 C사의 경우 올해 생산물량이 전년대비 70% 가량 감소했다. C사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매월 2500만~3000만원의 적자가 발생, 5월까지 총 1억4000만원의 적자가 누적됐다.

C사 대표는 “도저히 회사를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억지로 숨만 쉬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지원금도 신청하고,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직원들의 연차를 우선적으로 소진하고 있다”며 “그나마 올초에 어느 정도 운영자금을 미리 확보한 것이 다행이다. 주변 업체들을 보면 회사 경영여건이 한달두달 하는 곳들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코로나 사태 이후 올초부터 중국 공장 가동 중단, 해외 판매망 붕괴, 수출 감소 등으로 휴업을 반복해왔다. 이에 최근 경주에 위치한 2차 협력업체 명보산업은 경영난으로 사업을 포기하는 등 자동차 협력업체의 줄도산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현대차에서 최근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지원 등에 나서고 있지만 생산물량이 늘어나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협력업체들이 최소한의 경영유지를 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코로나 사태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에 완성차 업체의 신용을 토대로 대출지원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9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업무협약을 체결, 캠코가 3000억원 규모의 대출형 기업지원펀드(PDF)조성하기로 했다. PDF는 완성차 업체 매출채권을 담보로 중소·중견 규모의 1차 협력업체 약 20곳에 운영자금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도 지난달 ‘자동차 부품산업 취약기업 중점지원 대책’을 통해 정부-정책금융기관-완성차 업체가 함께 재원을 마련해 2조원 이상의 자금을 자동차 부품업계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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