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5개월새 10.5% 늘어

지난해 한해 증가폭과 비슷

4월 한달에만 900여명 증가

정부 자격요건 완화도 영향

사태 장기화땐 더 늘수있어

지자체 복지재정 부담 우려

울산에서 국가로부터 생활비를 지원받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부쩍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경기 침체와 실직 등에다, 정부의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지급조건 완화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2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2만6789명이던 울산지역 기초생활수급자는 지난 5월말 2만9614명으로 2825명(10.5%)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울산지역의 인구가 116만7000명에서 116만3000명으로 오히려 줄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역 인구에서 기초생활수급자의 비중은 훨씬 커진다.

줄어든 인구 중에서는 수도권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청년층의 인구 전출이 집중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의 지난해 1월 기준 기초생활수급자는 2만3341명이었다. 1년 사이 3448명(14.7%) 증가했는데, 신종코로나 사태 이후 4개월만에 지난 1년간 증가폭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기초생활수급자 증가폭은 구군별 편차가 있었지만 증가추세는 확연했다. 남구가 7400여명에서 8300여명으로 900명 가량, 동구가 3900여명에서 4600여명으로 700명 가량 증가해 폭이 컸다. 중구도 6300여명에서 6900여명으로 600명 가량 늘었고, 울주군 5100여명에서 5500여명으로 400명, 북구가 3800여명에서 4100명으로 300명 가량 늘었다.

특히 신종코로나 사태가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4월부터의 증가폭이 컸다. 4월 2만8700여명이던 지역 기초생활수급자는 5월 2만9600여명으로 한 달 새 900여명 증가했다. 신종코로나가 장기화될수록 증가폭이 조금씩 커지고 있어 기초생활수급자가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지자체의 복지재정 부담이 커지는 동시에 빈곤층 증가에 따른 양극화도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임시·일용직과 자영업자 등 고용 취약계층이 신종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고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생계유지를 위한 일을 구하기가 어려워져 기초생활수급자가 앞으로 더 늘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울산지역의 임금근로자는 전년 동월 대비 1만명(-2.2%) 줄었다. 이 중에서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가 각각 5000명(-4.3%), 4000명(-16.4%) 감소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지급조건 완화가 기초생활수급자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월부터는 기초생활수급자 생계·의료급여 중 수급자의 기존 소득공제율이 10%에서 30%로 완화됐고 2018년 10월부터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 폐지하고 있으며, 부양의무자의 부양비 부과율 30%로 확대하는 등 기초생활수급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문턱이 낮아졌다.

시 관계자는 “올해 기초생활수급자가 많이 늘기는 했다. 나름대로 이유를 분석해 봤더니 신종코로나가 본격 영향을 미친 4월 이후 신청자가 신규 수급자의 35%였고, 1~3월은 65%였다. 3월 이전의 신규 수급자는 신종코로나와는 크게 연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울산지역 기초생활수급자 현황
구분2019년1월2020년1월2020년5월
기초생활수급자2만3341명2만6789명2만9614명
생계급여1만5473명1만5973명1만6690명
주거급여2만1425명2만4865명2만7641명
 *생계·주거급여 등은 중복 지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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