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리적 의미 강조하고
좀비 몰아치는 자동차 추격신
박진감 가득 잠수함 액션으로
관객 겨냥 흥행 바통 이어받아

▲ ‘포스트 아포칼립스’(대재앙 이후)를 그린 ‘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연 ‘반도’에 이어 ‘강철비2:정상회담’이 흥행 바통을 이어받을 조짐이다. 개봉을 하루앞둔 ‘강철비2’는 예매율 50%를 넘기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대재앙 이후)를 그린 ‘반도’와 한반도의 무거운 역사적 현실을 직시하는 ‘강철비2’는 같은 감독이 속편 격으로 만든 영화라는 표면적인 사실 외에도 닮은 구석이 많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의미가 갖는 무게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는 두 영화에서 중요한 배경이자 의미를 갖는다.

‘반도’의 도입부, 외신은 한국에서 4년 전 벌어진 재난을 설명하며,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안전한 북한으로는 가지 못하고 고립됐다. 북한은 오히려 분단 상태인 것이 다행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부산에서 일본으로 향하던 탈출선은 다시 홍콩으로 방향을 틀고, 그곳에 살아남은 한국인들은 ‘반도인’으로 불리며 혐오의 대상이 된다.

연상호 감독은 “반도는 섬도 아니고, 한쪽(북한)이 연결돼 있긴 한데 막혀 있고, 희망을 갖기에도 안 갖기에도 애매한 특성이 있다. 외부 세계도 파라다이스는 아니고, 탈출극이긴 하지만 이미 탈출할 데가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기획 단계부터 반도의 지형적 특성을 염두에 뒀음을 밝혔다.

‘강철비2’에서는 더욱 직접적으로, 역사적으로 그 의미가 강조된다. 대륙 중국과 섬 일본의 사이에서 양국에 번갈아 수탈당해온 약소국의 역사는 유구하다. 냉전의 한복판에서 희생양이 됐고, 여전히 미·중 양국의 대결과 일본의 견제 속에 흔들리고 있는 한반도의 현실을 냉정하게 자각하는 데서 영화는 출발한다.
 

▲ 한반도의 무거운 역사적 현실을 직시하는 ‘강철비2’는 같은 감독이 속편 격으로 만든 영화로 올해 개봉영화 중 최고의 기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본 적 없는 액션

K-좀비의 시원을 연 ‘부산행’의 속편으로 알려지면서 좀비 영화로서의 ‘반도’를 기대했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연 감독은 애초 좀비 영화가 아닌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그리는 것이 영화의 출발이었다고 설명했다.

빛과 소리에 반응하는 좀비의 특성을 파악하고 조종하며 좀비라는 장애물을 시원하게 쓸어버리는 자동차 추격신이 ‘반도’가 보여주는 액션의 핵심이다.

‘강철비2’ 역시 근래에 한국 영화에서 본 적 없는 수중 잠수함 액션이 백미다.

양우석 감독은 시중에 나와 있는 관련 서적을 섭렵하고 시뮬레이션을 짠 뒤 군사 자문을 통해 태풍이 몰아치는 와중에 레이더와 위성으로도 탐지되지 않는 바닷속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긴장감 넘치게 완성했다. 잠수함이 엄폐물로 삼는 울릉도·독도 해역의 해산은 2006년 일본의 도발로 전쟁 위기까지 간 이후에야 주변 해역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 파악한 것이라는 사실도 관객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양 감독은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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