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 캐디 코로나로 발 묶여
심리적 안정감에 자신감 보여

▲ 30일 제주시 세인트포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 경기에서 박인비가 10번홀 티샷을 한 뒤 남편이자 캐디인 남기협씨와 함께 밝은 표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처음으로 남편을 캐디로 대동하고 경기에 나선 ‘골프 여제’ 박인비(32)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활짝 웃었다.

박인비는 30일 제주도 제주시 세인트포 골프&리조트(파72·650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를 마치고 “남편이 생각보다 또박또박 잘 봐주더라”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박인비의 캐디백은 남편인 남기협씨가 멨다.

2007년부터 호흡을 맞춘 캐디 브래드 비처(호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발이 묶여 한국에 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박인비는 이번 대회부터 다음 달 AIG 여자오픈까지 남편에게 캐디를 맡기기로 했다.

2014년부터 부부의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이기에 호흡은 완벽했다.

박인비는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치고 상위권에 올랐다. 10번 홀에서 출발해 13·14번 홀에서 보기를 쳤지만, 곧바로 15·16번 홀 버디로 만회하고, 이후 흐름을 이어가 버디 4개를 추가했다.

박인비는 ‘남편 덕분’이라고 했다.

사실 남편이 캐디로 나선 게 처음이라 걱정도 많았다고 박인비는 털어놨다. 그는 “캐디 때문에 신경 쓴 적이 많지는 않은데, 남편이 저보다 더 긴장할까 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웃었다.

그러나 “저도 5개월 만의 출전이어서 긴장했는데, 남편이 옆에 있으니 오히려 긴장감이 안 들더라. 남편을 걱정하는 마음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며 “남편이 라이도 잘 봐주고 교정도 바로 해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며 천생연분을 과시했다.

박인비는 남씨가 가정적인 남편, 강아지 집사, 스윙 코치에 캐디 역할까지 해주는 것에 고마워하면서 “남편은 1인 5역 정도 하고 있다. 연봉을 2~4배 올려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해서 “색다르고 재밌었다”고 말한 박인비는 “오랜만의 경기인데 첫 라운드에 이 정도 했으면 괜찮다는 생각이다. 오늘의 실수는 남은 라운드를 하면서 줄여나가겠다. 점수를 잘 낼 수 있는 컨디션임을 느꼈다”고 경기력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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