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원·대왕암공원 등 찾아

버섯군락 찍으려 작약 뽑는 등

주변환경 무단훼손 사례 증가

지자체 관리·감독 강화 지적

▲ 태화강 국가정원 작약원이 몰지각한 사진동호인들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 11일 이른 아침 노랑망태버섯을 찍기위해 외지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사진동호인들이 카메라와 버섯 사이의 작약 수십포기를 잘라내고(사진 왼쪽 붉은 선안) 찍는가 하면 작약을 밟은 채 의자까지 놓고 버섯을 찍고 있다.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에 다양한 동·식물이 자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진동호회 회원 등의 발길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사진동호인들이 작품 등 사진을 위해 주변 식물 등을 훼손하는 일이 잦아 빈축을 사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태화강국가정원에 다양한 동·식물 자생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반 관광객은 물론 작품사진 등을 위한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7월말부터 고온다습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태화강국가정원 작약원에 버섯의 여왕이라 불리는 노랑망태버섯이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다는 언론보도(본보 지난 8월3일자 7면) 이후 노랑망태버섯 등을 찍기 위한 사진동호인들의 발걸음이 잦다.

하지만 사진동호회 회원 등 일부 방문객들이 사진을 위해 주변의 꽃이나 식물 등을 무단훼손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 11일 오전 외지인으로 보이는 사진동호인들이 태화강국가정원 작약원에서 노랑망태버섯을 찍으면서 작약 화단을 밟고 다니는가 하면 사진을 찍기 위해 버섯을 가리는 작약을 뽑아버리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를 목격한 한 시민은 “버섯을 찍는 것도 좋지만 원래 있던 작약을 밟고 꺾어버리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기존에 있던 자연 환경은 훼손하지 않으면서 사진을 찍든가 해야지 본인 작품만을 위해 주변 환경을 훼손하는 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일부 사진동호회 회원 뿐만 아니라 방문을 하는 시민들도 자생하는 식물 등을 훼손하는 일이 잦다. 앞서 태화강국가정원 내 십리대밭은 사진을 찍기 위해 대나무에 이름을 새기는 방문객들 때문에 한 때 몸살을 앓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지자체에서 자생 동·식물 훼손을 막기 위해 관리감독에 좀 더 철저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상시 감독은 못하더라도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공공일자리 채용 등을 통해 대규모 인력을 뽑은 만큼 그런 공공인력을 활용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태화강국가정원과 관계자는 “수시로 현장을 살피고 있다. 작약을 포함해 태화강국가정원 내 환경을 훼손하는 행위가 보이면 제지하고 있다”면서도 “비가 많이 오면서 노랑망태버섯은 전부 뭉개져서 남은게 없어 사진가들의 환경 훼손은 크게 걱정할 게 없다”고 말해 당일 오전에 작약이 훼손된 사실을 인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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