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사연댐 수위조절안 본격 검증

다양한 여수로 수문 설치안

효용성·환경 영향 등 분석

타당성 조사 용역 진행키로

宋시장, 사연댐 현장 찾아

암각화 침수피해 대책 모색

▲ 11일 사연댐을 현장방문한 송철호 울산시장이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왼쪽)과 반구대암각화를 보존하기 위한 강제적인 수위조절 가능여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정부가 울산 맑은 물 문제 해법을 제시함에 따라 울산시가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한 사연댐 여수로 수문 설치 검증에 나선다. 정부의 물 문제 해법에 대해 관련 지자체들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여수로 설치가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울산 맑은 물 문제와 반구대암각화 보존은 급물살을 타게 된다.

울산시는 11일 ‘사연댐 여수로 수문 설치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시가 용역을 추진하는 것은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직결된 울산 맑은 물 문제의 해법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는 울산 맑은 물 문제가 해결돼야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5일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맞물린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구미 해평취수장과 문산·매곡 취수장 정수처리 고도화’ ‘안동 임하댐 및 문산·매곡취수장 정수처리 고도화’ ‘대구 강변여과수 및 문산·매곡취수장 정수처리 고도화’ 등을 제시했다. 3가지 방안 모두에 청도 운문댐의 용수를 하루 7t씩 울산에 공급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지역 주민과 지자체 등의 협의가 남아있지만 환경부가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물 문제가 해결 조짐을 보임에 따라 시는 반구대암각화 보존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유력 방안으로 제시 중인 ‘사연댐 여수로에 수문을 달아 수위를 조절하는 방안’이 타당한지 용역을 통해 알아보게 된다.

용역에서는 다양한 여수로 수문 설치안 중에서 최적의 대안을 검토한다. 현행 자연 월류 방식과 비교해 수문 설치의 효용성을 검증하고, 각 안별 빈도홍수시 암각화 침수일수 등도 확인한다. 수문 설치 후 하류인 태화강의 홍수 분석을 통해 방류수가 태화강 하류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사업비와 공정계획 등도 검토한다.

용역비 3억4000만원 중 국비 2억3800만원은 이미 확보했고, 오는 9월 시의회 추경을 통해 시비 1억200만원을 추가 편성한 뒤 용역을 발주한다. 용역 수행 기간은 1년이다.

시에 따르면, 낙동강 물 통합관리방안은 순항하고 있다. 시는 낙동강 유역 5개 시·도가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을 정부 그린뉴딜로 추진해 달라고 공식 건의하는 자리에서 관련 시도의 전향적 태도를 확인했다.

물 문제의 관건은 물을 공급해 주는 지자체들을 위한 낙동강 환경기금 조성 여부다. 이들 지자체는 울산 등을 위해 물을 나눠주는 만큼 수혜 지자체들이 기금을 분담하라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반면 시는 물 분담은 수혜가 아니라, 그동안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피해를 입은 울산시민을 위한 정당한 보상인 만큼 기금 분담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날 간부 공무원과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등과 함께 사연댐 현장을 시찰했다.

현재 사연댐은 지속된 장마로 만수위를 기록하며 여수로를 통해 자연 월류를 실시하고 있다.

송 시장은 반구대암각화 침수 기간이 50일 이상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조기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송 시장과 박 사장은 댐 내 사이펀 설치, 양수기 가동 등을 통한 강제 배수가 가능한지 등을 현장에서 검토했다. 사이펀은 한쪽이 길고 반대쪽은 짧은 U자 형태의 관으로, 압력 차로 안에 있는 물을 다른 곳에 옮기는 용도로 활용된다.

송 시장은 또 침수 시 반구대암각화 훼손을 가속시키는 상류부 부유물 차단 문제 등도 논의했다. 시는 한국수자원공사와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강제 배수 적용 여부 등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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