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김학선 교수 연구팀

디스플레이 소자 사용 가능

말아지는 휴대폰 생산 가능

▲ 접착력과 신축성을 가진 점착제를 개발한 UNIST 연구진. 이동욱 교수, 이주학 연구원(제1저자), 박진태 연구원, 백명진(왼쪽 앞줄부터 시계반대방향) 박사. UNIST 제공
접착력과 신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점착제가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UNIST는 에너지화학공학과 이동욱 교수팀과 전기전자공학과 김학선 교수 연구팀이 ‘고무줄처럼’ 즉각적으로 형태 회복이 가능한 아크릴계 감압성(Pressure Sensitive) 점착제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감압성 점착제는 ‘포스트 잇’ 이나 ‘스카치 테이프’ 처럼 살짝 눌러주는 힘만으로도 접착력을 갖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이 소재의 우수한 접착력은 유지하면서도 신축성을 강화했다.

점착제는 양면테이프처럼 소자내부 구성품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휴대폰이나 TV같은 디스플레이 소자는 유리창, 금속전극, 발광물질 등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샌드위치 구조인데, 점착제를 이용해 이 구성품 사이를 고정한다. 웨어러블기기나 휴대가 편한 대형 화면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움직임이나 변형에 강한 점착제 개발 요구가 높다.

김학선 교수는 “화면은 크게 보면서도 갖고 다닐 때는 작게 만들고 싶은 것이 소비자들의 욕구”라며 “결국 화면을 접거나 말거나 구기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외부 변형을 견뎌낼 수 있는 점착제 개발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점착제는 표면에서 잘 벗겨지지 않으면서도(박리강도) 우수한 신축성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점착체의 박리강도와 신축성은 반비례하지만, 연구팀은 ‘사전 변형’이라는 기법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사전변형은 점착체에 미리 변형을 가하는 방법이다. 실험 결과 시중의 스카치테이프보다 65% 높은 박리 강도를 보였다. 또 원래 길이의 25%를 늘렸을 때 즉각적으로 변형이 회복되는 신축성도 보였다.

연구팀은 개발된 점착제의 디스플레이 소자 호환성도 점검했다.

소자 내부에는 금속 전극이 들어가기 때문에 점착제가 금속을 부식시키면 안 되는데, 전극 소재에 점착제를 부착 시켜 4주간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한 결과 기판이 부식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또 투명성도 갖춰 발광 물질에서 나오는 빛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

이동욱 교수는 “‘사전변형 전략’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하고 접착력을 추가로 보완하면 디스플레이 소자에 사용 가능한 점착제를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지난달 27일 온라인 공개됐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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