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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심리클리닉]내가 필요한 부분을 말하기보단 상대의 요구를 먼저 들어주세요(6)손실 프레임에서 소득 프레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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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15  21: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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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성환 마더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실을 찾은 남편은 내게 말했다. 아내가 자기 요구를 단 한 번도 들어준 적이 없다고 말이다. 아내 역시 내게 말했다. 남편도 마찬가지라고 말이다. 부부간의 대화를 듣다 보니 각자 관점에서 느낄만한 서운함이었다. 바쁜 일상이 빚어낸 갈등이었을 뿐, 누구 한 명의 잘못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협상이다. 나는 불필요한 감정적 소모를 줄이고자 다른 부부의 상담 사례를 통해 그들에게 올바른 협상 태도를 알려줬다.

#부부는 결혼 6년 차로 3살, 5살 자녀를 두고 있었다. 평소 모임을 좋아하는 남편은 퇴근 후 주 1회 정도 동료들과 간단한 술자리를 갖고 싶다고 했다. 아내는 너무 힘들다며 이를 거부했다. 얼마 후 남편은 먼저 아내에게 원하는 것이 있는지 물어봤다. 아내는 주말에 반나절 정도는 육아에서 해방되고 싶다고 했다. 남편은 그 시간에 자신이 아이들을 돌볼 테니, 주중에 퇴근 후 한 번은 동료들과 가볍게 술자리를 갖게 해 달라고 했다. 아내는 이전과 달리 기분 좋게 수락했다.

위 사례에서 남편은 자신의 요구를 먼저 말했을 때 도통 협상이 진척되지 않았지만, 아내가 원하는 것을 먼저 들어준 이후에는 자신의 요구가 한결 수월하게 이뤄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 외 다른 부부 상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단순하지만 이것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할 때 중요한 협상 전략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손실을 보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프레임을 갖고 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먼저 요구하는 것은 배우자의 손실 프레임을 강화시켜 협상이 진행되는 것을 방해한다. 그렇게 서로 손실을 보지 않겠다는 자세로 협상을 진행하다 보면 결국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메이저리그 30개 팀을 이끄는 단장은 일관되게 말한다. 트레이드에서는 우리 팀에 필요한 포지션보다 상대 팀에 필요한 포지션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나는 당신 팀의 A라는 선수가 필요합니다”라는 말보다 “당신 팀에 우리 팀 선수인 B가 필요하지 않나요?”라는 말이 상대 팀 단장의 마음에 훨씬 더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역시 전자는 손실 프레임으로 각인되는 반면, 후자는 소득 프레임으로 각인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가장 좋은 타협은 서로가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을 주고 필요한 것을 얻는 것이다. 부부 역시 서로의 요구를 주고받을 때 이 협상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동등한 물건이라 해도 각자가 바라보는 물건의 가치는 각자의 필요에 따라서 다르듯이, 부부 또한 같은 요구임에도 불구하고 각자가 매기는 가치는 다르다.

결국,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배우자가 원하는 것을 내어 줄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이 원하는 것이 크면 클수록 배우자가 원하는 더 큰 것을 양보해 줄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런 자세라면 부부간의 협상은 매우 원활해진다. 물론 모든 협상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서로의 요구를 조정하며 협상을 이어 갈 수 있다면 타협을 이뤄낼 수 있다. 단지 서로의 노력이 부족했을 뿐이다.

송성환 마더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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