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전환이 코앞에 다가왔으나 자동차 부품업계의 준비는 아직 초보 수준이다. 특히 울산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차 핵심부품 경쟁력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 이같은 현상은 미래차 전환에 많은 자금이 필요하지만 그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나 금융권 차원에서 경영난을 완화할 수 있는 특별 대출프로그램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21일 ‘차 부품산업 미래차 전환 실태 조사결과 및 정책건의’를 주제로 제10회 자동차산업 발전포럼을 열었다.

이날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부품업체의 체계적인 미래차 전환 전략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라며 “부품업계는 미래차 관련 투자를 늘려가고 있지만 투자금 회수에 시간이 오래 걸려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장은 “중소 부품업체들은 미래차로의 체질 변화가 필요하지만 원가 구조의 취약성 등 부품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쳐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용원 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부품 중 배터리관리시스템(BMS)과 구동모터는 선진국과 동등한 수준이지만, 배터리팩과 인버터·컨버터의 기술 경쟁력은 열위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한국은행 울산본부와 경남본부는 ‘울산·경남 지역 자동차 부품업 특징 및 발전방안’ 공동연구보고서에서 부품업체들의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발전방안이 시급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두 기관은 최근 코로나19 경제위기 발생에 따른 생산 및 수출 감소세가 뚜렷하고, 전국에 비해 높은 차입금 의존도와 낮은 재무안정성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중소 부품업계는 미래차 전환기에 거의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자동차산업연합회 포럼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미래차용 부품 생산·개발 체계로 전환한 업체는 39.6%였지만 연 매출 500억 이하 중소 부품업체 중에서는 16.1%만 전환한 상태였다. 업체들은 그만큼 자금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업체들은 투자금 회수에 6년 이상이 걸린다면서 금융권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은행 건전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금융지원을 할 수 있는 방안을 하루 빨리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성장 가능성이 있고 기술혁신 계획이 있는 업체들 위주로 맞춤형 지원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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